2020-01-27 10:55  |  아트&아티스트

‘시간’의 다양한 색채... ‘시간을 파는 백화점 1호점’ 展

다원예술로 ‘시간’에 관한 다양한 해석 | 문학, 건축, 영상, 사운드, 퍼포먼스 등
엘리펀트스페이스 | 2020. 01. 17 ~ 01. 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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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간을 파는 백화점 1호점 전시 전경 / 사진=엘리펀트스페이스
[아시아아츠 = 김창만 기자]
“현대인의 시간은 어떤 모습인가?” 동시대를 살아가는 누구나 공감할 수 있는 시간에 대한 탐구를 풀어낸 엘리펀트스페이스의 2020년 첫 기획전이 열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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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간을 파는 백화점 1호점 포스터 / 사진=엘리펀트스페이스

마포구 서교동 엘리펀트스페이스는 17일부터 31일까지 기획전 '시간을 파는 백화점 1호점'을 전시 중이다. 엘리펀트스페이스의 2020년 첫 기획전 '시간을 파는 백화점 1호점'은 ‘도대체 시간은 어떻게 생겼을까?’라는 물음을 가지고 시간을 둘러싼 다원예술적인 탐구와 한국, 독일, 일본에서 포착한 수많은 ‘현재들’의 이야기를 펼쳐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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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간을 파는 백화점 1호점 전시 전경 / 사진=엘리펀트스페이스

시계가 가리키는 균형과 조화의 시간과 달리, 본 전시가 가리키는 시간은 현대인의 일상에서 겪게 되는 틈 혹은 어긋남의 시간이다. 그래서 각 틈을 바라보는 고유의 자리마다 시간은 매번 다른 생김으로 나타난다. 시간에 대한 탐구를 주제로 하여 다양한 국적을 가진 4명(그룹)의 작가들은 시간의 이야기를 기록하기 위해 문학, 건축, 영상, 사운드, 퍼포먼스라는 고유의 관찰 영역에서 본 전시만을 위한 신작을 새롭게 선보인다.

2020년 새로운 시간의 시작을 알리는 본 전시에서 한국, 독일, 일본에서 온 4명의 작가(팀)가 바라본 시간의 이야기를 글로벌한 예술 감각으로 만나볼 수 있다. 또한 현대인의 일상에서 피할 수 없는 시간에 대한 고민과 이야기를 문학, 건축, 영상, 사운드, 퍼포먼스, 연극 등 작가 고유의 색채로 만나볼 수 있다.

먼저 비정형 아카이브 그룹 프로젝트레벨나인(한국)은 희곡와 줄거리의 디파트먼트를 선보인다. 프로젝트레벨나인은 이 전시를 위해 두 편의 작품을 선보인다. 그 중 <오후 1시의 드라마>는 지나가는 이들의 주의를 끄는 간판 LED가 시간을 이야기하는 3편의 드라마 묶음 상품(고도를 기다리며, 검찰관, 유리동물원)을 소개한다. 프로젝트레벨나인은 시간을 역전시키고, 눈앞에 서사로 펼쳐 보이고, 가끔은 시간을 멈추게 하는 희곡과 줄거리의 세계로 본 시간의 모습을 직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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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간을 파는 백화점 1호점 전시 전경 / 사진=엘리펀트스페이스

콜렉티브 그룹 개방회로(한국)와 시각예술가 하루카 오타(일본)는 건축과 장소의 디파트먼트를 선보인다. 이번 전시에서 두 그룹이 협업으로 선보이는 작품 '옆 건물'은 구글맵을 이용하여 발견한 서울 서교동에 위치한 엘리펀트스페이스 옆 건물에 주목한다. ‘만약 나의 집으로 들어가기 위해 옆집의 문을 통과해야만 한다면?’ '옆 건물'은 현실적인 것으로 여겨지는 풍경을 그대로 재현하는 촬영 세트처럼 옆집의 대문을 전시장 안으로 옮겨 놓은 작업이다.

마치 연극 무대의 소품처럼 세밀하게 만들어진 옆집의 대문은 사실 현실의 표면만을 재현한다. '옆 건물'은 시간이 가지는 ‘경계’에 대한 이야기이다. 우리는 진짜 같은 가짜 대문을 넘어섬으로써 실재의 경계에 한번 서게 되고, 안에서 바깥의 대문을 열어 다시 안으로 들어감으로써 들어가고 나오는 행위의 경계에 두 번째로 서게 된다. 그리고 문을 통해 교차된 공간은 건축물이 절대로 넘을 수 없는 부지 경계선을 흐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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팀 뢰드, 'Products From The Time Department Store', Multichannel sound installation with 4k video projection, 2020 / 사진=엘리펀트스페이스

미디어 아티스트 팀 뢰드(독일)는 사운드와 내러티브의 디파트먼트에 자리를 잡고, 전시를 위한 신작을 선보인다. 팀 뢰드의 '시간을 파는 백화점 속 상품'은 소리, 대사 및 음악이 혼합된 다중 오디오 작업으로, 4K프로젝션 영상과 입체음향으로 작품에 대한 몰입을 극대화한다. 팀 뢰드는 사운드와 영상에 대한 특유의 감각으로 시간의 시적인 의미와 힘을 탐구한다. 특히 시간에 대한 현대인들의 인식은 어떤 방식으로 의존하고 있는지, 서울을 둘러싼 소리는 어떻게 형성된 시간인지, 마지막으로 시간은 소리 그 자체로써 어떻게 매체를 형성하는지 탐구하는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

안무가 유한솔(한국)은 '우주의 에러'라는 퍼포먼스를 선보인다. 유한솔은 각각의 작품들을 사이로 안과 밖을 드나들며, 우주의 형태를 즉흥안무로 연기하는 퍼포먼스를 전시 중 선보인다. 특히 전시 연계 프로그램으로 움직임의 시간을 배우고 싶은 사람들을 위해 전시 기간 중 안무 워크숍을 개최한다.
엘리펀트스페이스 SNS

각 작가 및 팀이 선보이는 디파트먼트는 예술의 다양한 장르를 나누는 경계가 아니라 시간과 관계를 맺는 각기 다른 언어이자, 이야기의 세계이다. 디파트먼트에 관계없이 설치, 영상, 퍼포먼스, 글쓰기가 동시적으로 나타나며 언어(관념을 포함하여), 사물(이미지를 포함하여), 그리고 행동(관객의 행위를 포함하여)만이 이 세계를 끊임없이 오가는 번역의 통로가 된다.

'시간을 파는 백화점 1호점'은 수수께끼 같은 빛의 속도에서 벗어나 오늘날 ‘현재들’의 각 지점에서 벌어지는 속도의 빛이 만들어내는 광경을 통해 현대인들의 시간을 그려낸다. 화폐로 지불해야 할 ‘시간들’이 넘쳐나는 우리의 일상 속에서 아직 오지 않은 기다림의 시간을 파는 백화점 1호점이 영업 개시 중이다.


■ 참여작가

개방회로 Open Circuit

이현인, 조근하 2인으로 구성된 기획자 콜렉티브. 2014년부터 2018년까지 서울 종로구 소재 세운상가에 동명의 공간을 운영했으며, 현재는 고정된 둥지 없이 기회와 인연이 닿는 곳/사람들과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다. 전시, 공연, 퍼포먼스, 스크리닝 등 장르와 방식에 얽매이지 않는 다양한 만남을 선호한다.

하루카 오타 Haruka Ohta

무사시노대학교에서 건축을 전공했다. 그에게 건축은 인간이 만들어낸 픽션(허구)이다. 이 픽션은 시간 속에서 서서히 실체가 되어 마지막 순간에 이르러 자신의 특성을 획득함으로써 완성된다. 그러한 관점에서 보면 건축은 허구에서 실재로 이행하는 하나의 과정이다. 그의 작업은 주로 건축모형에서 출발하여 실제와 상상, 안과 밖 등 반전과 공존 혹은 그 사이의 경계를 시각화한다. 양 쪽을 흐리는 방식으로 모호한 공간을 만듦으로써 관념은 더욱 고정되고, 대립은 더욱 고착되는 지금의 시대에 맞서고자 한다.

유한솔 Hansol Yu

한국예술종합학교 무용원 창작과를 졸업했다. 2010~2013년 프랑스 엑스니일로(Ex Nihilo) 프로젝트그룹에 속해 활동했으며, 2015년 인도네시아 Jogja International Performing Arts Festival 유목적 표류팀의 객원 무용수, 하이서울페스티벌 국내 초청작 ‘B현실’의 무용수로 활동했다. 2016년 서울거리예술창작센터에서 설치예술가와 협업하여 ‘만보객의 서울유랑’의 두 작품을 안무했다. 2017년 즉흥공연그룹 ‘서울력’을 창단하여 <도시사용자> 시리즈를 기획하여 씨알콜렉티브, 연희동아트페어 등에서 선보였다. 2018년 엘리펀트스페이스 개관 1주년 전시 <죄의 정원> 오프닝 퍼포먼스 <정원산책자>를 공연했다.

팀 뢰드 Tim Löhde

팀 뢰드(Tim Löhde)는 사운드 오브젝트와 이미지를 포함한 다양한 매체를 복합 설치하는 방식으로 작업한다. 그는 역사와 역사적 사건, 그리고 재생산만큼이나 정보의 음악적 보존가능성에 특히 관심이 있다. 이를 위해 그는 동시적 내러티브의 가능성 혹은 사운드 내러티브와 결합된 일상적 사물 경험을 강화하기 위해 음악으로부터 구조를 차용한다. 그는 청각적인 동시에 시각적인 아카이빙 프로세스를 예술적으로 경험할 수 있는 방향을 모색한다.

프로젝트레벨나인 Project-Rebel9

프로젝트레벨나인은 아카이브 그룹 레벨나인이 이끄는 비정형의 프로젝트그룹이다. 프로젝트레벨나인은 주로 아카이브(상태)와 기억(행위)의 균열, 이를 감싸고 있는 사회-문화-기술적 체계와 질서들, 그 속에 존재하는 세대의 경험양식에 대한 문제의식과 담론을 제시한다. 기억은 이들에게 작업의 출발점이지만, 동시에 넘어서야 하는 신화와 같다. 그래서 개인적 기억, 사회적 기억과 같이 기억의 풍경에 집중하기 보다는 기억이 작동하는 방식과 기록, 역사와의 대결에 관심을 두며, 기억과 망각의 균형점을 계속해서 찾아 나간다. 동시대가 직면한 기억의 문제의식을 기획, 설치, 아카이빙, 프로그래밍 등을 통해 풀어내고, 이를 다양한 공간-형식으로 확장하는 작업을 이어가고 있다.

이번 전시를 연 엘리펀트스페이스는 문화예술의 상상력과 영감이 있는 문화공간이다. 엘리펀트스페이스는 문화예술 아카이브와 뮤지엄 컬렉션을 과거의 시간 속에 멈추어 선 무엇이 아니라, 늘 흐르고 움직이는 영감의 시작으로 대한다. 형식과 형식의 경계에서 공연, 전시, 퍼포먼스, 스크리닝, 강연의 경계를 허물 수 있는 큐리어스큐브에서 멀리 있을 것 같은 내일의 문화경험을 만날 수 있다.

김창만 기자 chang@asiaarts.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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