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02-06 08:30  |  오피니언

[추니박과 함께 걷는 그림여행⑦]가도가도 그리운 섬, 통영의 욕지도와 연화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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욕지도를 날다 125X192 한지에 먹 2011 / 그림=추니박
[아시아아츠=글 그림 추니박]
욕지도와 연화도는 통영군에 있는 섬이다. 욕지도는 고구마와 귤이 유명한 섬이고 연화도는 바다에 누워있는 용을 닮은 용머리 해안이 유명한 섬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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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여름의 연화도 72X142 한지에 먹, 아크릴, 2016 / 그림=추니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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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다로 가는 길 125X198 한지에 먹 2010 / 그림=추니박

섬 여행을 좋아하기 시작할 무렵 우연히 잡지책을 뒤적이다 욕지도와 연화도가 실린 기사를 보게 되었는데 그 길로 차를 몰고 통영으로 내려가 배를 탔다. 그렇게 인연을 맺은 그 섬을 나는 ‘가도가도 그리운 섬’이라 부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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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필사생 욕지도 해안 2008 / 그림=추니박

바닷바람을 맞고 자란 고구마와 귤은 욕지도의 특산물로 유명하다. 욕지도는 한자로 배움에 욕구가 많은 섬이란 뜻이라 한다.

통영에서 배로 한 40분 정도 떨어진 욕지도는 옛날부터 군사적 요충지였고 지금도 해군의 레이더 기지가 섬 중앙 가장 높은 곳에 자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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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필사생 바다에 떠있는 섬 2007 / 그림=추니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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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필사생 바다가 보이는 욕지도 2007 / 그림=추니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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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필사생 다도해 2007 / 그림=추니박


나는 창원에서 활동하는 친한 화우와 함께 욕지도를 가게 되었는데 도착하자마자 해군경비대에 부탁해 섬 중앙 산꼭대기 레이다 기지에서 군인의 감시를 받으며 다도해를 스케치했었다. 그 때 내게 주어진 시간은 한 시간 정도였는데 그 짧은 시간에 화첩 한 권의 앞뒤를 다 채울 정도로 많은 드로잉을 했다.

지금도 그때 화첩을 보면 내가 얼마나 신이 나서 그림을 그렸는지 짐작이 갈 정도다. 그 스케치를 가지고 완성도 높은 섬 풍경을 몇 점 그리게 되었으니 그때 그 해군 장교에게 감사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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흐르는 풍경 -욕지도 90X180 한지에 먹, 2008 / 그림=추니박


욕지도는 섬이 넓고 높은 산이 있어 서해와 남해, 신안의 섬을 다 합쳐 놓은 것처럼 풍경이 다양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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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필사생 어촌마을 2009 / 그림=추니박

산 중턱에 솟아있는 작은 바위산을 찾아 자리를 잡으면 욕지항의 풍경이나 작은 어촌 마을을 그릴 수 있는데 더 빼고 보태지 않아도 그 자체가 그림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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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필사생 바다로 가는 길 2008 / 그림=추니박


특이한 바위와 소나무로 빽빽한 해안 길을 달리다 절벽 위에 설치된 전망대에 서면 거북 모양이나 코끼리 모양 등의 절벽을 만나게 되고 산모퉁이 돌아서며 보이는 바다 풍경은 작은 길과 어우러져 평화로움 그 자체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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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필사생 바닷가 마을 2009 / 그림=추니박


욕지도는 바다로 길쭉하게 뻗어나간 해안가를 품고 들어선 어촌 마을과 새로 지어진 예쁜 펜션들이 잘 조화를 이루고 있다. 나는 주로 그 작은 어촌의 민박집에서 숙박을 하는데 겨울이면 마당의 귤을 따먹을 수도 있고 집 앞바다에서 고등어 낚시를 하는 재미를 즐길 수 있다.

언젠가 가족들이 함께 새끼 고등어 낚시를 해서 조림을 해 먹은 추억이 있는데 지금까지 그렇게 맛있는 생선조림을 먹어본 기억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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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얀 바다위를 날아가다 120X380 한지에 먹, 2016 / 그림=추니박


욕지도에 가면 꼭 산으로 등산을 해봐야 한다. 주말이면 어마어마한 등산모임 동호회들이 항구를 가득 메우는데 산 능선을 걸으며 보이는 다도해 풍경을 만나러 섬에 온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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욕지도 하늘을 날다 72X142 한지에 먹, 2016 / 그림=추니박


통영 미륵산에서 본 다도해 풍경도 근사하지만 욕지도의 다도해 풍경도 빠지지 않을 만큼 환상적이다. 발밑으로 내려다보이는 어촌의 알록달록 집들과 항구에 정박해 있는 작은 배들,,, 그리고 이리저리 구불구불 나있는 길이 어우러진 풍경에 빠져있다 고개를 들면 신기루처럼 떠있는 수많은 섬들이 사방으로 펼쳐져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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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필사생 욕지도 2008 / 그림=추니박

그 풍경은 마치 내가 현실 세계와 이상향의 세계 사이에서 놀고 있는 착각을 일으키게 한다. 정신없이 화첩을 꺼내 몇 시간을 바다와 섬과 하늘과 놀다 보면 나를 붙잡고 있는 현실, 내가 벗어 날 수 없는 현실의 벽을 훌쩍 넘어 나의 영혼은 그 바다 위의 섬과 함께 여행을 한다.

산에서 그림을 그리고 내려와 욕지도 항구에서 어슬렁거리다 보면 갓 잡아온 고기로 직접 회를 떠주거나 바다에서 나온 이것저것의 생물을 파는 아주머니들과 입담을 나누는 것도 즐겁다. 그리고 그 유명한 욕지도의 짬뽕 집에서 해물 짬뽕 한 그릇 하는 것도 빼놓을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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흐르는 풍경-연화도 90X180 한지에 먹, 2008 / 그림=추니박


욕지도 구경을 다하고 욕지항에서 배를 타고 10분만 가면 연화도에 닿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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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필사생 용머리해안 2008 / 그림=추니박

연화도는 바다에 떠있는 연꽃 모양을 닮았다 하여 붙여진 이름이다. 그곳에 가면 멋진 바다를 조망할 수 있는 연화사도 볼 수 있고 산 위에서 내려다본 환상적인 절벽 용머리 해안을 볼 수 있다.

용머리 해안은 바다 위의 섬이 얼마나 멋들어지게 작품으로 탄생할 수 있는지 처음으로 경험했던 장소이다. 하얀 종이 위에 길게 누운 용머리 해안을 먹으로 그리고 바다를 흰색의 여백으로 비워두니 구상과 추상이 함께 공존하는 비현실적 현실경이 그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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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섬을 날다 137X85 한지에 먹,아크릴 2011 / 그림=추니박


나는 친구와 처음 연화도의 정상에 올라 용머리 해안을 마주 했을 때 받았던 충격을 잊지 못한다. 그것은 내가 이제껏 상상해보지 못한 정말 대단한 풍경이였고 감동이였다. 그리고 붓을 들었을 때 그 흥분과 가슴속 깊이 불어오던 시원한 바람을 온몸으로 기억한다.

이 겨울이 가기 전 그 시원한 바람을 찾아 그곳 그리운 섬으로 떠나고 싶다.

[추니박과 함께 걷는 그림여행] 글·그림 추니박


연필스케치로 눈 내린 울산바위 그리기
/ 출처='추니아트' 유튜브

추니박(박병춘)은 홍익대학교와 동대학원을 졸업하고 2015년 베니스비엔날레 특별전을 비롯해 32회의 개인전과 200여회의 그룹전에 참여했다. 2000년부터 산수풍경시리즈를 시작하고 그동안 독특한 작품을 발표해 화단의 주목을 받았다.그는 2010년 중앙일보 주최 평론가가 뽑은 3040작가 10인에 선정되기도 하였고 국립현대미술관, 서울시립미술관 등 많은 미술관에 작품이 소장되어 있다. 현재 유튜브 채널 ‘추니아트’로 미술 애호과들과 소통 중이다.

chang@asiaarts.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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