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02-07 07:30  |  아트&아티스트

사진 아티스트 오중석 개인전 '언타이틀드:오중석(UNTITLED : Oh Joong Seok)'

오중석 개인전 'UNTITLED : Oh Joong Seok'
롯데갤러리 잠실 에비뉴엘 아트홀 | 02. 07 - 03. 01
오중석의 패션 사진이 아닌 아티스트로서의 다양한 작업세계
'도시', '꽃', '수영장' 시리즈 등 사진작품 약 40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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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아티스트 오중석 개인전 '언타이틀드:오중석(UNTITLED : Oh Joong Seok)' / 사진=2020©Oh Joong Seo
[아시아아츠 = 김창만 기자]
TV 프로그램과 셀러브리티와의 유명잡지 패션 사진으로 대중들에게 포트레이트 사진 아티스트로 잘 알려진 유명 포토그래퍼 오중석(b.1974)의 아티스트로서의 다양한 작업세계를 볼 수 있는 개인전이 롯데갤러리 잠실 에비뉴엘 아트홀에서 7일부터 3월 1일까지 열린다.

전시 제목은 '언타이틀드:오중석(UNTITLED : Oh Joong Seok)'으로 중앙대 사진과 출신인 아티스트 오중석이 세계 위성 도시 이미지를 편집해 재구성한 '도시'시리즈, 하이퍼 리얼로 촬영한대형 프레임의 '꽃' 시리즈, 1950-60년대 필름 수영장 사진을 작가의 톤앤매너로 재가공한 '수영장' 시리즈 등 약 40여점의 작품들 선보이는 이번 전시는 디지털 시대의 사진이 지닌 의미에 대한 그의 고민이 담긴 전시다.

■ 'UNTITLED : Oh Joong Seok' 전시 내용

" 그야말로 이미지 홍수의 시대다. 누구나 자유롭게 이미지를 생산하고, 매일 엄청난 양의 이미지가 하루살이처럼 소비된다.

방금 업로드한 이미지가 스크롤 한 번으로 과거가 되는 디지털 시대에 한 장의 사진을 보는데 시간을 쏟는다는 것은 어떠한 의미일까."


오중석의 사진은 자꾸 보게 된다. 궁금해서, 세련되서, 이야기가 들리는 것 같아서. 보는 이에 따라 여러 이유가 있겠지만 시선을 사로잡는 중요한 장치 중 하나는 시점일 것이다. 그것은 거리에 따른 물리적인 시선이라 할 수도 있고, 감정을 담아낸 심리적인 시선이라 할 수도 있다. 패션 화보 사진의 대가답게 피사체를 과감하게 프레임 안에 담아내는 그의 능력은 '꽃' 시리즈 작품에 여과 없이 드러난다. 하이퍼 리얼의 확대된 꽃은 익숙하면서도 익숙하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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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중석, untitled-202 / 사진=Courtesy of artist, 2020 ©Oh Joong Se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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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중석, untitled-204 / 사진=Courtesy of artist, 2020 ©Oh Joong Se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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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중석, untitled-206 / 사진=Courtesy of artist, 2020 ©Oh Joong Se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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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중석, untitled-207 / 사진=Courtesy of artist, 2020 ©Oh Joong Se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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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중석, untitled-210 / 사진=Courtesy of artist, 2020 ©Oh Joong Seo

미세혈관이 퍼져있는 듯한 꽃잎과 생명력을 머금은 꽃씨 그리고 강인한 줄기는 흡사 인체의 느낌과 비슷하다. 스튜디오의 구석에서 뒹굴고 있던 시든 꽃을 촬영한 작품에서 조차 조용한 생명력이 느껴지는 것은 근접 촬영과 큰 프레임이 주는 압도감 일 것이다. 게다가 커머셜 사진을 다루며 길러진 그만의 절대적인 수직 수평의 좌표 덕에 서로 다른 종류의 꽃과 심지어 생과 사가 극명한 두 작품이 나란히 배치되어도 어색함이 없다.

단색으로 처리한 배경은 꽃의 형태와 텍스처를 부각시키며 관람객의 보는 행위를 더욱 적극적으로 이끌어낸다. 이처럼 오중석의 꽃은 누구나 볼 수 있는 꽃이면서도 아무도 볼 수 없는 꽃으로 우리로 하여금 화면을 응시하게 만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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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중석, untitled-301 / 사진=Courtesy of artist, 2020 ©Oh Joong Se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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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중석, untitled-305 / 사진=Courtesy of artist, 2020 ©Oh Joong Seo

이에 반해 '도시' 시리즈는 어디서부터 보아야 할지, 어디를 봐야 할지, 종국에는 이것은 무엇인지 질문을 던지는 작품이다. 구글 어스 촬영 컷을 모아 이어 붙인 이 시리즈는, 사실, 직접 항공사진을 찍고 싶어 드론 촬영 등의 방법을 생각하였지만 물리적인 제약으로 이미 찍혀진 위성사진을 채집하여 소스로 삼았다. 자신이 좋아하는 도시를 정하고 그 공간을 촬영한 수천 컷의 위성사진을 모은다.

그리고 마치 퍼즐을 맞추듯 조각난 이미지들을 이어 붙인 이 작품은 확대하여 경계선이나 어긋나는 지점을 찾아보려 해도 보이지 않을 만큼 노동집약적 프로세스로 완성된 인내심의 결정체이다. '도시:파리'를 보자. 개선문과 에펠탑 그리고 샹젤리제 거리는 마치 한 번에 촬영된 듯 이질감이 없지만 사실 각기 다른 시간대에 촬영된 수 천장의 컷들을 엮어 만든 작품이다.

즉, 한 프레임 안에 다른 시간대의 여러 공간이 공존하고 있는 것이다. 스티칭되어 만들어진 이미지는 개개인의 기억까지 녹아들어간 스폿들과 함께 기억의 지도(map of memories)로 완성된다. 너무나 보편적인 사진인 것 같지만 바라보는 이의 시간과 기억이 하나의 프레임에 봉인된 개인적인 사진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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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중석, untitled-111 / 사진=Courtesy of artist, 2020 ©Oh Joong Se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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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중석, untitled-116 / 사진=Courtesy of artist, 2020 ©Oh Joong Seo


작가는 ‘대상을 찍는 행위’ 에만 몰두하였던 사진작가로서의 숙명에서 나아가 사진을 재료로 하는 일종의 사진 놀이에도 집중한다. 이미지의 재구성을 통해 사진이 지니는 기존의 물리적 복제성에 차별되는 지점을 만들어 내는 작가의 실험은 '수영장' 시리즈에도 반영된다. 이 작품은 누군가가 찍은 1950-60년대 필름을 수집하고 자신의 톤 앤 매너를 입혀 생각 속에 유영하는 이미지를 시각화 한 작품이다.

흑백 사진은 컬러 사진으로 재가공되기도 하고, 포토샵 작업에 질린 작가가 화면에 직접 자신의 트레이드 컬러인 베이비 블루 컬러를 칠하는 등 이미지에 적극적으로 개입하기도 한다. 과거 어느 날 수영장에서의 일상, 지금은 없어졌을지도 모르는 도로와 모텔들은 작가의 손을 통해 다시 지금 을살고 있는 사람들에게 공유된다. 수집가의 시선과 작가로서의 시전이 교차하는 지점에서 50~60년 대의 사진이 2000년대의 사진으로 변모한 것이다.

카메라가 일상적 소유물이 된 지금, ‘사진을 찍는다’는 행위는 더 이상 사진작가만의 영역이 아니다. 여기에 이미지의 수정과 편집이 가능해진 디지털 시대의 사진은 카메라가 발명된 이래 줄곧 ‘사진은 객관적’인 것으로 여겨진 명제에 균열을 일으키고 예술 영역으로서의 사진에 대한 재정의를 생각해보게끔 한다.


아티스트 오중석 SNS


오중석의 사진은 이러한 흐름에서 시대가 만들어낸 하나의 변주곡이고 동시대를 살아가는 사진작가로서 고민한 흔적이다. 작가는 이 시대의 사진을 단순히 한 장의 현상 혹은 이미지를 찍는 것이 아니라 자신의 시간과 공간을 담아내고 심지어 시공간을 뛰어넘어 소통의 가교가 될 수 있음을 보여준다. 일차적으로 생산된 이미지를 대하는 방식의 차이가 있을 뿐 결국 작업의 종착역은 사진인 그의 작업 세계에 작가는 우리를 소통자로서 참여하길 바란다.

관람객의 ‘바라봄’의 과정으로 완성되는 이 전시 제목은 ‘언타이틀드(Untitled)’이다. 이번 전시는 2월 7일부터 3월 1일까지 롯데갤러리 잠실 에비뉴엘 6층 아트홀에서 열린다.

김창만 기자 chang@asiaarts.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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