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03-17 18:55  |  유럽

독일의 젊은 아티스트 듀오 펠레스 엠파이어, '여기에도, 나는 있다 Even here, I exist' 展

바라캇 컨템포러리 '여기에도, 나는 있다' | 2020. 03. 12~ 04. 26
한국의 도자기 전통과 바라캇 컨템포러리 공간에서 영감을 받은 설치·조각·도자기 등 27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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펠레스 엠파이어, '여기에도, 나는 있다 Even here, I exist' 전시 설치 전경, / 사진=Courtesy of artist & 바라캇 컨템포러리
[아시아아츠 = 김창만 기자]
종로 삼청동에 위치한 바라캇 컨템포러리는 2020년을 여는 첫 전시로 독일의 아티스트 듀오 펠레스 엠파이어(Peles Empire)의 아시아 첫 전시 '여기에도, 나는 있다 Even here, I exist'전을 사전 예약제로 3월 12일부터 4월 26일까지 전시 중이다.

펠레스 엠파이어는 2017년 독일의 뮌스터 조각 프로젝트에서 공공미술 작품으로 크게 주목을 받은 젊은 아티스트 그룹이다.

아시아에서의 첫 개인전인 본 전시에서 작가들은 바라캇 컨템포러리 공간을 이용한 장소 특정적 설치와 한국의 도자기에서 영감을 얻은 신작 시리즈 등 총 27점의 작품을 선보이고 있다.


'여기에도, 나는 있다 Even here, I exist' / 바라캇 컨템포러리 Instagra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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펠레스 엠파이어, '여기에도, 나는 있다 Even here, I exist' 전시 설치 전경, / 사진=Courtesy of artist & 바라캇 컨템포러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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펠레스 엠파이어, '여기에도, 나는 있다 Even here, I exist' 전시 설치 전경, / 사진=Courtesy of artist & 바라캇 컨템포러리

펠레스 엠파이어는 카타리나 스퇴버(Katharina Stöver)와 바바라 볼프(Barbara Wolff)로 구성된 협업 그룹이다. 2005년 루마니아에 위치한 펠레스 성(Peleș Castle)을 방문하며 역사적인 양식이 혼합된 성(Castle)에 매력을 느끼고 이 성의 내부를 사진으로 촬영하여 작품으로 재현하며 공동작업을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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펠레스 엠파이어, 셀라돈 5, 2020, 제스모나이트 위에 페인팅과 인쇄, 216 x 203 x 4 cm / 사진=Courtesy of artist & 바라캇 컨템포러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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펠레스 엠파이어, 셀라돈 1, 제스모나이트 위에 페인팅과 인쇄, 216 x 203 x 4 cm, 2020 / 사진=Courtesy of artist & 바라캇 컨템포러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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펠레스 엠파이어, 셀라돈 4, 제스모나이트 위에 페인팅과 인쇄, 216 x 203 x 4 cm, 2020 / 사진=Courtesy of artist & 바라캇 컨템포러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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펠레스 엠파이어, 셀라돈 3, 제스모나이트 위에 페인팅과 인쇄, 203 x 116 x 4 cm, 2020 / 사진=Courtesy of artist & 바라캇 컨템포러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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펠레스 엠파이어, 클레오파트라 13, 2020, 제스모나이트 위에 페인팅과 인쇄, 70 x 49 x 3 cm / 사진=Courtesy of artist & 바라캇 컨템포러리

작가들은 이러한 복제의 방법론을 통하여 원본이 추상화되며 새로운 원본이 생성되는 과정을 실험하고 있다. 원본과 복제의 구분을 비롯하여 역사적인 것과 현대적인 것, 이차원과 삼차원, 과정과 결과, 우아한 것과 하찮은 것 등 우리가 일반적으로 갖는 이분법적인 구분과 위계를 흐리는 작업을 선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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펠레스 엠파이어, TIBISCVM (E.H.I.E.) 1, 인쇄된 양탄자, 200 x 310 cm, 2020 / 사진=Courtesy of artist & 바라캇 컨템포러리

본 전시의 제목인 '여기에도, 나는 있다 Even here, I exist'는 목자들의 단순한 삶을 통해 이상향을 추구하던 그리스의 신화인 ‘아르카디아’에서 나왔다. 작가들은 이러한 신화 등 여러 나라의 문화적인 창작물을 혼합하며 끊임없이 이어지는 연결고리를 만들어 왔다.

아시아에서의 첫 전시인 본 바라캇 컨템포러리의 전시에서도 문화적 혼성을 다룬 작품들을 선보인다. 고려청자 등 한국의 도자 전통에서 영감을 받은 신작과 바라캇 컨템포러리의 공간에서 영감을 얻은 장소특정적 설치가 그것인데, 바라캇 컨템포러리의 바닥을 촬영한 이미지를 아티스트 본인들의 작업과 합성하여 6미터의 벽면에 벽지로 바른 작업으로 바닥과 벽면이 이어지며 작품들과 함께 배치한 독특한 설치를 선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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펠레스 엠파이어, '여기에도, 나는 있다 Even here, I exist' 전시 설치 전경, / 사진=Courtesy of artist & 바라캇 컨템포러리

듀오 아티스트 펠 레 스 엠 파 이 어(P e l e s E m p i r e) 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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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를린 스튜디오에서 함께 작업하는 독일의 젊은 아티스트 듀오 펠레스 엠파이어 , (오른쪽)바바라 볼프(Barbara Wolff, b.1980. 루마니아), (왼쪽)카타리나 스퇴버(Katharina Stöver, b.1982. 독일) / 사진=ⓒChristoph Mack, 바라캇 컨템포러리

펠레스 엠파이어는 바바라 볼프(Barbara Wolff, b.1980. 루마니아)와 카타리나 스퇴버(Katharina Stöver, b.1982. 독일)로 구성된 예술가 그룹이다.

독일의 슈테델슐레 예술학교(바바라 볼프)와 영국의 슬레이드 예술학교 및 왕립 아카데미(카타리나 스퇴버)에서 각각 수학했다.


아티스트 듀오 펠레스 엠파이어 Instagram

펠레스 엠파이어는 2005년 그룹을 결성한 이후로 동명의 전시공간을 운영해오고 있는데, 그 시작은 영국 런던과 루마니아의 클루이이며 현재는 독일 베를린에서 작업과 함께 공간을 운영하며 예술가들과 협업을 지속해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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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를린 스튜디오에서 함께 작업하는 독일의 젊은 아티스트 듀오 펠레스 엠파이어 , (왼쪽)바바라 볼프(Barbara Wolff, b.1980. 루마니아), (오른쪽)카타리나 스퇴버(Katharina Stöver, b.1982. 독일) / 사진=ⓒChristoph Mack for Collecteurs

펠레스 엠파이어의 주요 개인전으로는 오스트리아 쿤스트하우스 그라츠(2019), 독일 쿤스트페어라인(2017), 독일 빌렘 핵 뮤지엄(2015), 독일 슈투트가르트 쿤스트뮤지엄(2013), 영국 글래스고 조각스튜디오(2013), 영국 셀프로젝트 스페이스(2013) 등이 있으며, 주요 단체전으로는 스코틀랜드 국립현대미술관(2019), 독일 뮌스터 조각 프로젝트(2017), 독일 하노버 슈프렝겔 뮤지엄(2017), KW인스티튜트(2015), 영국 ICA(2011), 영국 프리즈 프로젝트(2011) 등이 있다.

현재 펠레스 엠파이어의 작품은 유럽중앙은행, 독일 KAI10/아르테나 재단, 독일 슈투트가르트 쿤스트뮤지엄, 독일 연방 공화국 현대미술컬렉션 등의 유수한 기관에 소장되어있다.

■ '여기에도, 나는 있다 Even here, I exist' 전시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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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티스트 듀오 펠레스 엠파이어, '여기에도, 나는 있다 Even here, I exist' 전시 포스터 / 사진=바라캇 컨템포러리

펠레스 엠파이어는 카타리나 스퇴버와 바바라 볼프로 구성된 협업 그룹이다.

이 그룹의 명칭은 루마니아 왕족의 여름 저택인 펠레스 성(Peleș Castle)에서 기인했다. 수백 개에 달하는 이 성의 각 방은 르네상스부터 바로크, 로코코, 고딕, 아르데코, 오리엔탈 등에 이르는 다양한 역사적 시공간의 양식들이 위계 없이 혼재되어 있는데, 이는 19세기 오스만 제국에서 독립하여 처음 루마니아를 세우던 시기에 만들어진 성으로서 국가적 정체성을 만들기 위한 시도로 읽히기도 한다.

이 포스트모던적인 성에 흥미를 느낀 펠레스 엠파이어는 2005년 이 성의 공주방을 촬영한 사진을 A3 사이즈로 출력하여 본인들의 프랑크푸르트 아파트 거실 벽면에 실제 사이즈로 붙이며 성의 내부를 재현한다. 작가들은 마호가니 가구와 촛대가 있는 화려한 공주방을 사진으로 재현하고 벼룩시장 가구를 믹스매치한 공간에 펠레스 엠파이어(제국)라는 거창한 이름을 붙인다.

그리고 이곳에서 매주 ‘위클리 살롱’을 열어 지인들을 초대하는 무허가 바를 운영했다. 이 위계없이 모방된 양식이 혼합된 성을 모방하며 시작한 협업은 새로운 협업과 새로운 매체의 결합으로 발생하는 예기치 못한 변화를 실험하며 십오 년째 이어져오고 있다.

작가들은 본질적으로 다른 것들의 섞임에서 오는 긴장감을 작업의 원동력으로 삼고, 동시대의 특성이기도 한 ‘혼종성(hybridity)’을 중요한 주제로 다루고 있다. 본인들이 듀오로 활동하며 발생하는 충돌을 비롯하여 복제와 원본, 역사적인 것과 현대적인 것, 우아한 것과 하찮은 것, 이차원과 삼차원의 분류 등 이분법으로 나뉘어 온 것들을 혼용하고 서로 다른 시공간과 이질적인 매체를 결합한다. 또한, 작업의 과정을 최종 작품으로 제시하고 이전의 작품과 전시의 이미지를 다시 새로운 작품 안에 포함하며 과정과 결과의 위계마저 흐린다.

화려하고 값비싼 가구로 채워진 펠레스 성의 공간은 값이 싼 종이로 만든 벽지로 재현되고, 삼차원의 공간은 이차원의 종이로 또 이차원의 종이는 삼차원의 공간에 설치된다. 이 평면의 종이는 다층으로 쌓아 올려지며 대리석과 같이 견고해보이는 조각이 되고, 여기에 도자기, 콘크리트, 나무, 거품, 제스모나이트와 같은 이질적인 재료들이 더해지면서 점차 추상적인 작품이 되어간다.

처음엔 원본의 복제에서 시작했지만 점차 원본의 이미지는 사라지고 복제의 복제를 거듭하며 작품은 새로운 원본성을 얻는 데까지 나아간다.

이번 바라캇 컨템포러리의 전시에서도 펠레스 엠파이어는 이러한 위계 없는 이질적인것들의 결합과 문화적인 혼종을 시도한다.작가들은 갤러리 공간 바닥의 사진을 촬영하고 그것을 벽면에 벽지로 재현하며 공간의 경계를 흐리는 장소특정적 설치를 선보인다. 또한, 한국 도자기를 조사하며 빗살무늬 토기, 신라 토우, 고려청자에서 영감을 받아 신작을 제작했다.

이 중 고려청자는 영어로 ‘셀라돈(Celadon, 청자/청자색)’이라 불린다. 이 단어의 유래 중 하나인 17세기 목가적 코메디 ‘라스트레L'Astrée’(1627)에 나오는 인물인 셀라돈은 극 중에서 연한 녹색의 리본을 달았는데, 유럽인들에게 청자의 연한 녹색은 이 이미지를 연상시켰다고 한다.

펠레스 엠파이어는 셀라돈의 이야기를 파고들며 목자들의 단순한 삶에서 이상향, 유토피아를 추구하는 ‘아르카디아’의 개념을 찾아낸다. 작가들은 청자 장인이 불완전한 도자기를 깨뜨리는 모습에서 완벽을 추구해 온 오래된 예술의 역사와 ‘작품의 완성은 언제인가’라는 본인들의 오래된 질문을 떠올린다. 또 고려청자가 재현하려 한 옥색이 이상향에 대한 갈망과 연결된다는 점에서 ‘아르카디아’ 신화와도 관련된다.

본 전시의 제목인 '여기에도, 나는 있다 Even here, I exist'도 이 ‘아르카디아’의 개념에서 파생되었다. 그리스의 지역명이면서 고대 그리스 신화에 나오는 유토피안적이고 목가적인 삶을 그린 아르카디아는 수많은 시와 문학, 미술에서 끊임없이 재현되어 왔는데 프랑스 화가 니콜라 푸생(Nicolas Poussin)은 ‘아르카디아의 목자들 The Shepherds of Arcadia'에서 본 전시 제목의 원형이 되는 ‘아르카디아에도 나는 있다 Et in Arcadia ego’라는 문구를 그림 속의 묘석에 새긴 바 있다.

여기서의 Ego (I , 나)는 죽음을 상징하는 것으로도 해석되며, 인간은 언제나 이상적인 것을 꿈꾸지만 사실 모든 것에는 종말이 있으며 완벽한 것은 어디에도 없다는 한계를 암시하고 있다. 이러한 문화적 해석의 변주는 클레오파트라 연작에서도 이어진다. 작품에 등장하는 클레오파트라의 이미지는 펠레스 성에 있는 고블랭(Gobelin) 태피스트리에서 온 것이다.

이 클레오파트라는 유럽인의 시선에서 왜곡되어 전통 성화에 등장하는 예수의 형상처럼 묘사되어 있다. 또한 태피스트리는 실로 짠 입체적인 직물이면서 회화적인 속성을 갖는다는 점과 클레오파트라가 낭만적인 여성주의의 상징이면서 고국을 로마제국으로부터 방어한 힘있는 군주였다는 상반되는 속성도 작가들의 흥미를 끌었다.

클레오파트라가 죽은 방법을 암시하는 뱀의 이미지는 전시장 곳곳에 여러 상징으로 변주되어 보여지는데, 펠레스 성의 벽지 이미지나 화병의 문양에서, 혹은 더 추상화된 형태인 노끈에서 그 흔적을 찾아볼 수 있다. 또한, 작가들은 영국 작가 톰 스토파드의 희곡 ‘아르카디아’(1993)에 클레오파트라가 인용된 것을 발견하며 본 전시의 작품과 주제의 연계성을 확장시키고 있다.

이처럼 펠레스 엠파이어의 작업은 꼬리에 꼬리를 물고 있는 두 마리의 뱀처럼 이야기가 끊임없이 전개되는 무한대의 순환공간을 만든다. 이 공간 안에서 역사와 현재는 얽히고 이야기와 오브제는 동등해지며, 실제의 공간은 디지털 이미지로 압착되고 이미지는 실제의 공간에 설치되며 접힘과 펼침을 반복한다.

원본이 사라짐과 함께 복제는 새로운 원본성을 취득하고 새로운 것인 동시에 이전 것의 참조인 작품은 무한의 순환 속에서 변화한다. 아시아에서는 처음으로 한국에서 작품을 선보이는 펠레스 엠파이어는 이곳의 문화적인 DNA를 흡수하여 또 다른 곳에서 증식을 이어갈 것이다.

- 바라캇 컨템포러리Barakat Contemporary -

지난 작품의 흔적이 새로운 작품에서 다시 나타나는 작가들의 특성상, 본 서울에서의 전시는 이후의 펠레스 엠파이어의 작품 속에 흡수되어 새로운 지역에서 문화적인 혼종(混種)을 이어갈 것이다.

바라캇 컨템포러리는 코로나19로 ‘사회적 거리 두기’로 접촉을 피하고 전시장 방문을 꺼리는 관람객을 위해 이번 '여기에도, 나는 있다 Even here, I exist' 전시를 사전예약제와 함께 온라인 뷰잉룸을 오픈해 VR 전시도 병행한다.

독일의 아티스트 듀오 펠레스 엠파이어(Peles Empire)의 아시아 첫 전시 '여기에도, 나는 있다 Even here, I exist' 전시는 종로 삼청동에 위치한 바라캇 컨템포러리에서 사전 예약제로 3월 12일부터 4월 26일까지다.

김창만 기자 chang@asiaarts.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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