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12-04 12:55  |  아트&아티스트

북한산에 들개가 산다..., 사진 아티스트 권도연 ‘북한산’ 전

권도연 사진전 ‘북한산’
누크갤러리 | 2019. 12. 05 - 12. 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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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도연, '검은입', 피그먼트프린트, 90x135cm, 2019, Courtesy of the Artist Doyeon Gwon / 사진=누크갤러리
[아시아아츠 = 김창만 기자]
상상을 뛰어넘은 관찰력과 경험으로 사진을 담는 아티스트 권도연의 4번째 개인전으로 북한산을 렌즈에 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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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아티스트 권도연 ‘북한산’ 전 포스터 / 사진=누크갤러리

누크갤러리는 2019년 마지막 전시로 12월 5일부터 19일까지 사진작가 권도연의 ‘북한산’ 전을 개최한다.

권 작가는 2015년 이후 집 근처 북한산의 야생초목을 장기간에 걸쳐 관찰하면서 들개 무리를 만나게 된다. 그들을 조용히 관찰하면서 작가는 도심 속에서 들개가 돼 사회 문제가 발생한 현실에 봉착한다.

인간과 함께 살고 있지만 사실상 함께 살지 못하고 아웃사이드로 숨어든 들개들의 풍경이 작가에게 포착되어 낯설지만은 않은 영화 속 장면처럼 인화됐다.

북한산’전시를 통해 권도연은 북한산에 남아있는 들개들을 관찰하며 기록한 23점의 사진들을 보여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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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도연, '족두리봉', 피그먼트프린트, 90x135cm, 2019, Courtesy of the Artist Doyeon Gwon / 사진=누크갤러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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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도연, '짧은꼬리', 피그먼트프린트, 90x135cm, 2019, Courtesy of the Artist Doyeon Gwon / 사진=누크갤러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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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도연, '흰입', 피그먼트프린트, 50x60cm, 2019, Courtesy of the Artist Doyeon Gwon / 사진=누크갤러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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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도연, 사자털의 집, 피그먼트프린트, 140x105cm, 2019, Courtesy of the Artist Doyeon Gwon / 사진=누크갤러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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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도연, 사자털, 피그먼트프린트, 90x135cm, 2019, Courtesy of the Artist Doyeon Gwon / 사진=누크갤러리


■ 작가노트 - 아티스트 권도연 -


북한산

2015년 결혼을 하고 일산에 신혼 집을 얻었다. 나는 새 작업을 위해 집 근처의 북한산에서 장기간에 걸쳐 야생초목을 관찰했다. 생태학자가 된 것처럼 일주일에 4~5일 산으로 들어가 풀과 나무의 동태를 살폈다.

자연 종의 변화는 상당히 단조롭고 느리게 일어났다.

어느 날 우연히 북한산 근처에서 돌아다니던 들개 무리를 만나게 되었다. 나는 그들을 조용히 그리고 자세히 관찰하였다. 점차 시간이 지나며 개들은 나를 나무 보듯, 자신을 해치지 않을 산속의 또 다른 친구를 보듯 받아들여 주었다. 비봉의 흰다리, 족두리봉의 검은입, 숨은벽의 뾰족귀. 이 무리는 지금도 북한산을 오르며 저들끼리 으르렁거리다가 쫓고 쫓기다가 바위 위 낭떠러지 비탈에 서 있다.

도시의 들개 문제는 주로 재개발 지역을 중심으로 발생했다. 주택가의 재개발이 진행되면서 이주하는 사람들이 버리고 간 개들이 골목을 가득 채웠고, 순식간에 반려견에서 유기견이 된 개들은 거리를 떠돌았다. 이 중 많은 수가 개장수에게 잡혀가고, 가까스로 개장수를 피한 개들도 굶어 죽거나 질병으로 죽고, 추위를 견디지 못해 동사하거나 차에 치여 죽었다. 이런 과정을 거치며 남은 개들이 생존을 위해 상대적으로 안전하다고 여긴 산으로 들어갔다.

북한산 들개가 본격적으로 사회 문제로 대두된 건 2010년 이후이다. 간혹 산을 찾는 사람들의 눈에 띄던 들개가 서울 북한산 주변 지역을 중심으로 증가하면서 민원도 증가했기 때문이다. 등산로나 산 주변 주택가에 들개가 나타나면서 사람들이 위협을 느끼고 신고하는 사람들이 늘어난 것이다.

서울시는 2012년 진행된 은평구의 대규모 재개발 사업을 최대 원인으로 꼽는다. 재개발로 버려진 개들이 북한산으로 유입되고, 짝짓기하면서 개체 수가 증가한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2012년 이전에는 북한산 국립공원에서 자체적으로 들개를 포획하다가 민원 증가로 2012년부터는 서울시가 포획하고 있다. 포획 들개 수는 2010년 9마리였던 것이 2012년부터 100마리 이상으로 급증하여 2017년까지 포획된 들개 수는 700마리에 육박한다.

현재 북한산에 남아있는 들개 수는 서울시 추정 50여 마리이다. 나는 이 남아있는 북한산 들개들을 사진으로 기록했다.

들개는 생태학적으로 뉴트리아나, 황소개구리, 배스와 같이 외래종으로 분류된다. 외래종이 들어와서 고유종을 잡아먹고 고유종의 개체 수를 감소시키기 때문에 생태계 교란종으로 취급해 배스나 블루길을 잡아내는 것과 같다.

포획된 들개를 기다리는 건 죽음뿐이다.

암묵적이지만 잡힌 들개는 눈앞에서 죽이지 않을 뿐 대부분 죽는다. 북한산의 개들은 인간과 함께 한 공간에 살고 있지만 사실상 함께 살지 못한다. 관찰을 하면 할수록 이 산의 풍경은 어쩐지 낯설지 않았다.

풍경은 기만적일 수 있다. 종종 풍경은 거기서 살고 있는 생명의 풍경이 펼쳐지는 무대라기보다는 하나의 커튼처럼 보인다. 그 뒤에서 살아남기 위한 투쟁 성취 그리고 그 사건들이 벌어지고 있는 커튼.

■ 아티스트 권도연(DOYEON GWON, b.1980)

2016 상명대학교 예술대학원 순수사진전공 졸업
2007 한양대학교 독어독문학과 졸업

개인전

2019 북한산, 누크 갤러리, 서울
2018 섬광기억, 갤러리 룩스, 서울
2015 고고학, KT&G 상상마당 갤러리, 서울
2011 애송이의 여행, 갤러리 류가헌, 서울

주요 단체전

2019

플랫폼 아티스트, 인천아트플랫폼, 인천

브뤼셀 포토페스티벌: Still Lives, 브뤼셀한국문화원, 브뤼셀, 벨기에
가능성의 기술, 고양 아람누리미술관, 고양
PLASTIC LOVE, KT&G 상상마당, 서울
끝으로의 여행, 국립현대미술관 창동레지던시, 서울
지하관측소, 여기는 알레프, 스페이스22 익선, 서울
Unfamiliar Scene, 서이갤러리, 서울
평형감각, 식물관 PH, 서울
291레포트, 291 photographs, 서울
정물 II, 아트스페이스 J, 성남
2018
예술을 쓰다, 책을 그리다, 경북대학교 미술관, 대구
DAL&1, 아트스페이스 DAL, 서울
Salon de nook, 누크 갤러리, 서울
2017
291레포트, 공간 291, 서울
평면성으로부터, 021 갤러리, 대구
인트로, 국립현대미술관 고양 레시던시, 경기
책, 예술이 될 자유, 교보아트스페이스, 서울
2016
굿모닝경기사진축제- 해방된 기억, 굿모닝하우스, 경기
대구사진비엔날레: Encounter IV, 대구문화예술회관, 대구
두 겹의 대화, 누크 갤러리, 서울
굿-즈, 세종문화회관, 서울
포토런던 특별전: British Journal of Photography, 런던, 영국
포토에스파냐 비엔날레: Ones To Watch, 마드리드, 스페인
사진적 카이로스, KT&G 상상마당 춘천, 춘천
Dimension, 신세계 갤러리 본점, 서울
2015
사진미래色, 고은사진미술관, 부산
Mapping Territories: FotoFest in 2015, NRG Center ,휴스턴, 미국
보도자료 nook gallery
타임라인의 바깥, 지금여기, 서울
포토페스트 비엔날레: International Discoveries, 휴스턴, 미국
2014
여덟 편의 에피소드, 서울루나포토페스트, 보안여관, 서울
일어나라사진비평, Space22, 서울
2012
지금, 바로 여기, 갤러리 그림손, 서울
2011
서울사진축제 포트폴리오, 서울시립미술관, 서울
아트인컬쳐 동방의 요괴 선정 작가전, MBC 갤러리 M, 대구
사진비평상 수상전, 갤러리 이룸, 서울
2010
동방의 요괴들, 서울시창작공간, 서울
2009
시간의 부드러운 틈, 갤러리 룩스, 서울

수상

2019 제10회 일우사진상, 출판부문
2014 제7회 KT&G SKOPF 올해의 최종 작가
2011 제 12회 사진비평상

아티스트 권도연의 '북한산' 사진전은 마치 연작시처럼 다가온다. 이번 전시는 평창동 누크갤러리에서 12월 5일부터 19일까지다.

김창만 기자 chang@asiaarts.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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