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12-24 07:45  |  회고

2019년 국내 미술계 이슈 및 기억에 남는 미술 전시는?

김달진미술연구소 연말 설문조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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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추상미술의 거장 김환기(1913∼1974)의 대표작 ‘우주(Universe 5-IV-71 #200)'가 11월 23일 크리스티 홍콩 20세기&동시대 미술 이브닝 세일에서 132억원에 팔렸다 / ⓒWhan-Ki Foundation-Whan-Ki Museum, 사진=크리스티
[아시아아츠 = 김창만 기자]
올해 미술계의 해쉬태그는 '양극화'다. 극과 극의 양극화된 미술 시장도 올해 마감을 앞두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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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1월 22일 열린 10만원 아트페어 '을지아트페어-프라이즈' 현장 / 사진=2019 을지아트페어-프라이즈 공식 SNS

국내 미술정보의 체계적인 자료수집과 연구를 하는 김달진미술연구소가 윤진섭 미술평론가, 조은정 한국근현대미술사학회장, 이선영 미술평론가, 김성호 미술평론가, 김달진 김달진미술연구소장 등 국내 미술계 전문가 5인에게 국내 2019년 가장 인상적이었던 이슈와 전시에 대해 12월 중순에 설문조사를 했다.

다음은 설문조사 결과 정리 내용이다.

■ 2019년 국내 미술계 키워드 이슈

#여성 미술인의 두드러진 진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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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립현대미술관 '올해의 작가상' 2019년 최종 수상자 이주요(48) 작가 / 사진=MMCA

백지숙(서울시립미술관장), 기혜경(부산시립미술관장), 최은주(대구미술관장), 선승혜(대전시립미술관장), 김성은(백남준아트센터관장), 안미희(경기도미술관장) 등 여성 미술관장이 대거 임명되며 미술계의 유리 천정이 깨진 듯한 양상을 보여주었다.

58회 베네치아비엔날레 한국관 감독 김현진, 참여작가 남화연, 정은영, 제인진 카이젠, 심사위원에 김선정 광주비엔날레 재단 대표이사가 선정되었고 2020금강자연미술비엔날레 감독 임수미, 2020제주국제비엔날레 감독에 김인선 씨가 선정되었다.

국립현대미술관의 8회 올해의 작가상 후보 4명 홍영인, 박헤수, 이주요, 김아영도 모두 여성이었다.

29회 호암상 예술상 이불 수상. 22회 자랑스런박물관인상 원로부문 박강자 금호미술관장 수상 또한 여성 미술인의 약진을 보여 주었다. 또한 5회 전혁림미술상 서양화가 김진, 4회 박수근미술상 박미화 수상에도 여성 작가들이 연달아 수상하며 상의 외연을 넓혔다.

#미술시장의 명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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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환기(1913-1974), '우주(05-IV-71 #200), 1971, Oil on cotton (diptych). Each panel: 254 x 127 cm , overall: 254 x 254 cm / ⓒWhan-Ki Foundation-Whan-Ki Museum, 사진=크리스티

김환기 화백의 작품 '우주(Universe 5-IV-71 #200'가 경매가 132억에 낙찰(11월 크리스티 홍콩 경매)되면서 한국 미술품 경매 최고 기록을 경신했다. 한 점당 100억 원이 넘는 미술작품이 한국에서도 나올 수 있다는, 한국미술의 위상을 알려주는 한 지표이다.

동시에 옥션의 전체 낙찰가 저하와 부진, 국내 화랑의 매출 감소는 미술시장의 고사를 예고할 만큼 심각한 국면으로 우려된다. 정부가 추진하는 미술품 현금 영수증 의무 발행제, 작품 거래 이력신고제 또한 진흥법보다는 규제법에 치중하여 미술시장의 위축을 유발하는 요인이다.

#가야사 복원 논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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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야본성: 칼(劒)과 현(絃)' / 사진=국립중앙박물관

사서 기록이 희박해 영역, 개념, 실체를 놓고 혼선이 되풀이되었던 가야사 연구는 영호남 소통을 위한 좋은 소재로서 관심받게 되며 오류를 바로잡아야 한다는 공감대가 형성되었으나 정치와 연계되며 예산을 위한 과대포장과 왜곡을 지적받고 있다.

3일 개막한 '가야본성: 칼(劒)과 현(絃)(2019.12.3-2020.3.1, 국립중앙박물관)' 전시 또한 1991년 일본 순회까지 이어진 ‘신비한 고대왕국 가야’ 전시 이상의 성과를 기대하였으나 도리어 공존과 화합이라는 공허한 주제 아래 국정과제 홍보에 휘둘렸다는 평이다.

부산시립박물관, 일본 국립역사민속박물관, 규슈국립박물관 순회 전시가 예정되어 있다.

그 외 공공조형물 조악성 논란, 광주, 부산, 서울 국내 3대 비엔날레의 외국 감독 전성시대, 예술가 파견 사업이 단기 근로에 집중되며 당초 취지가 무색해졌다는 비판이 나왔으나 역설적으로 젊은 작가들에게 좋은 기간제 근로로 선호되고 있다는 현상, 광화문 광장 신조성에 따른 세종대왕상 이전 문제 잡음 등이 꼽혔다.

■ 2019년 평가받은 전시회 (전시시작 날짜순)

데이비드 호크니

2019.3.22 - 2019.8.4, 서울시립미술관 서소문본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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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이비드 호크니의 국내전 / 사진=서울시립미술관

세계 최고가를 기록한 작품가로 알려졌던 영국 출신의 작가 데이비드 호크니의 국내전이 많은 관람객을 동원하였다. 사진을 이용하여 참신한 표현기법을 개발하는 등회화를 통해 사물을 보는 새로운 시각적 체험을 제공했다. 대규모 유화작품이 많지 않음에도 한 작가의 진솔하면서도 진지한 태도가 관객의 마음에 이를 수 있음을 보여준 전시였다. 호화롭지 않아 작품의 가독성이 높았다.

한국화의 두 거장: 청전·소정

2019.4.10 - 2019.6.16, 갤러리현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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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화의 두 거장: 청전·소정 / 사진= 갤러리현대

한국화단의 태두였던 두 별이 한자리에 소환되었다. 암울한 시대를 지나 작가적 양식을 이룬 그들의 먹으로 이루어진 세계는 전통과 새로움, 민족적인 것과 회화의 본령이라는 문제를 직시하게 하였다. 장쾌한 한국화의 맛을 음미할 수 있었던 전시였다.

근대미술가의 재발견1: 절필시대

2019.5.30 - 2019.9.15, 국립현대미술관 덕수궁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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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대미술가의 재발견1: 절필시대 / 사진=MMCA

정찬영, 백윤문, 정종여, 임군홍, 이규상, 정규 잊힌 작가를 조명하는 다양한 방식이 있을 수 있다. ‘절필시대’라는 전시명을 통해 취약한 예술 환경으로 작품을 진행하지 못한 화가들을 정치, 사회적으로 조망하였다는 점에서 평가되었다.

산수: 억압된 자연

2019.10.15 - 2019.12.22, 대전이응노미술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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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수: 억압된 자연 / 사진=대전이응노미술관

동양 미학에서, 자연을 ‘인간과 상호 작용하는 수평적 존재’로 바라보던 관성화된 인식에 제동을 걸고 동양적 자연관에 깃든 인간 중심적 시각을 비판적으로 성찰하는 전시이다. 중국, 한국 작가들의 ‘동양 산수’에 대한 재해석을 도모했다.

안창홍 '이름도 없는'

2019.5.2 - 2019.6.30, 아라리오갤러리서울 / 2019.9.5 - 2019.12.4, 경남도립미술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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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창홍 '이름도 없는' / 사진=경남도립미술관

1970년대 초반 이후 인간을 화두로 치열한 작업을 전개해 온 작가의 작품을 회고하는 전시로 탈을 이용한 작품들과 거대한 두상 등 실험적인 최근작을 중심으로 전시하여 주목을 받았다.

곽인식: 탄생100주년기념전

2019.6.13 - 2019.9.15, 국립현대미술관 과천관 / 2019.10.15 - 2019.12.22, 대구미술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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곽인식: 탄생100주년기념전 / 사진=MMCA

탄생 100주년을맞이하여 순회전으로 이어지며 일본 모노파에 앞서 사물의 물성 실험에 주력하여 미술 표현의 새 장을 연 작가로 재평가되는 계기가 되었다. 현대미술의 다양성을 열어젖히는 과정을 눈으로 확인할 수 있었으며, 사유와 재료선택, 전개 방식을 한 작가의 세계를 통해 촘촘히 드러냄으로써 현대미술의 실체를 확인할 수 있었다.

경기아트프로젝트: 시점時點, 시점視點


2019.10.29 - 2020.2.2, 경기도미술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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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아트프로젝트: 시점時點, 시점視點 / 사진=경기도미술관

한국사회의 격동기였던 1980년대 대표적인 미술 운동이었던 민중미술 또한 그러한 문 화예술 집단 중의 하나였다. 기획자의 열정과 치밀함으로 현장에서 생산 소통되었던 희귀한 자료들이 수집, 정리된 미술사적 가치가 높은 전시이다. 2018년에 열린 경기아카이브, 지금에서 경기도의 현대미술을 한눈에 조망하고 작품과 아카이브를 방대하게 집대성했던 맥락에 이어볼 때 더욱 의미가 크다.

한국 비디오 아트 7090: 시간 이미지 장치


2019.11.28 - 2020.5.31, 국립현대미술관 과천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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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비디오 아트 7090: 시간 이미지 장치 / 사진=MMCA

70년대 이후 전개된 한국 비디오 아트의 변천을 매체와 신체를 중심으로 살펴봄으로써 한국 비디오아트의 역사를 재구성하여 1970년대부터 30년간을 조망한다. 지금은 활동이 뜸한 작가들을 포함한 130점의 작품들은 한국 실험 예술의 한 축을 살펴볼 수 있게 한다.

※ 본 설문조사의 내용은 김달진미술연구소의 2019 연말 설문조사를 가감 없이 옮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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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 한국국제아트페어(KIAF ART SEOUL), ' 한국 근대회화, 역사가 된 낭만' 특별전 현장 / 사진=김창만 기자

올해 국내 미술시장 규모는 4,000억원을 넘기지 못할 전망이다. 2018년 12월 27일 예술경영지원센터가 발표한 ‘2018 미술시장실태조사’ 보고서에 따른 국내 미술시장 거래액 규모는 2017년 기준 4천942억보다 1,000억원이 못 미치는 수치다.

OECD 국가들의 평균 미술시장 규모가 자국 GDP의 0.1% 수준이지만 한국은 7월 세계은행 발표에 따르면 2018년 국내 GDP는 약 1937조원 중 국내 미술시장 규모는 GDP 규모의 0.02% 수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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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 한국국제아트페어 현장 스케치 / 사진=김창만 기자

2019년 다사다난했던 미술계도 저물어 간다. 열정의 신진작가도 기성 유명 작가도 10만원 아트페어부터 132억에 낙찰된 김환기 작가의 '우주'까지... 2019년 얼어붙고 양극화된 미술 시장도 다가오는 2020년에는 미술계 모두 좋아지길 기원한다.

한편 2020년 문체부 예산이 6조 4,803억원으로 문화·예술·콘텐츠·체육·관광 예산 6조원 시대를 열었다. 이 중 2조 678억원이 문화예술에 쓰일 예산이다.

김창만 기자 chang@asiaarts.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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