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12-26 12:12  |  오피니언

[추니박과 함께 걷는 그림여행 ①] 가벼운 대화 같은 여행 이야기를 시작하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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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사꽃이 핀 풍경' 82X98 한지에 먹,아크릴 2014 / 그림=추니박
[아시아아츠=글·그림 추니박]
나는 여행하기를 좋아하고 사람 만나는 걸 좋아한다. 요즘은 전보다 사람 만나는 일을 자제하며 살지만 그래도 어딜 가더라도 사람을 사귀고 그들과 나누는 가벼운 대화들이 좋다.

"가벼운 대화! 그것이야 말로 삶과 여행의 꽃이라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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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책-오래건', 141X71 acrylic on hanji paper 2018 / 그림=추니박

사는 얘기, 먹을 얘기, 마실 얘기로 즐겁고 누군가에게 새나갈 걱정이 있는 비밀을 털어놓아도 아무런 탈이 없다. 한국같이 남 말 좋아하고 뒷담화 좋아하는 민족이 또 있을까!

정말 무슨 말을 하기가 무섭고 두려운 섬뜩한 현실을 사는게 우리들 아닌가! 그런데 여행에서 낯선 이들과 대화하다 보면 서로 가본 곳을 추천해주고 가끔은 같은 일행이 되어 며칠씩 함께 여행을 했다가도 목적지가 달라지면 자연스럽게 인사를 하고 가벼운 이별을 할 수 있으니 얼마나 낭만적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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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흐르는 풍경-용초도' 60호 / 그림=추니박

여행에서 일어나는 사건들은 한 순간의 꿈처럼 사라져 버리고 가끔 에피소드로 남아 또 다른 가벼운 이야기의 밑거름이 되기도 한다. 누군가를 만나 이야기의 밑천이 떨어지면 그 언젠가 그 어딘가에서 있었던 재밌는 이야기를 꺼내 추억하다 보면 나는 어느새 이야기꾼이 되어 있기도 한다.

이제 여행의 고수가 된 나는 사람들에게 억지로 연락처를 받거나 사는 곳을 묻지도 않는다. 잠시 만나 좋은 대화 좋은 시간을 함께 나눈 것으로 감사해 할 줄 알고 충분히 넘치는 행복을 즐길 줄 안다.

추니박 제주여행 / 출처=추니박 유튜브 채널 '추니아트'

나는 지난 30여년을 여행과 함께 살아왔고 지금도 그 여행길에 서있다. “한국의 어디를 가봤나요?” 라고 물어온다면 나는 솔직히 당황스러울 때가 많다.

그 질문보다 “한국의 어디를 안 가보셨나요?” 라는 질문이 더 쉽다. 그러나 여전히 나는 아직도 한국의 가보고 싶은 곳이 많다. 한국이 작은 나라라고 하지만 구석구석 아름다운 곳이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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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프스 마테호른' 74X194 acrylic on hanji paper 2019 / 그림=추니박

나는 어쩌다 보니 화가가 되었다. 그중 한 20년을 풍경화를 그리며 살아왔다. 그러다 보니 풍경을 그냥 풍경화로 그리는 일이 조금은 지겨워졌다. 그래서 고민이 많다. 그것은 분명 화법의 문제가 아니라 화제에 관한 고민,,,그러니까 어떻게 그릴까 보다 어떤 걸 왜 그릴까에 대한 고민이 더 큰 것 같다. 아마 연재를 하다 보면 내 자신에게 그 질문을 던져보는 중요한 기회가 될 것 같다.

나는 2012년 가족들과 1년간 아시아, 인도, 유럽을 여행하며 세상 공부를 했다. 많은 글을 쓰고 그림을 그렸지만 사정이 있어 결국 책을 내지 못했다. 가끔 스케치북과 여행 메모장을 뒤적이다 보면 그 때 글을 마무리 하지 못한 것이 아쉽기만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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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타모니카 해안길을 달리다', 76X76 acrylic on hanji paper 2018 / 그림=추니박

이번 연재를 시작하며 다짐해 본다. 한국의 안 가본 곳을 여행하며 새로운 마음으로 글도 써보고 그 전에 세계여행 하며 썼던 글도 다시 정리해 보고 또 한국과 미국, 네팔, 남미 여행에서 메모해뒀던 글들을 꺼내서 독자들과 가벼운 여행길을 함께 떠나보자고 말이다.

많은 고민 끝에 연재의 제목을 ‘추니박과 함께 걷는 그림여행 이라고 지었다.

연재 글이 다소 뜬금없을 수도 있을 것 같다. 남미에서 유럽으로 한국에서 네팔로 육지에서 섬으로 옮겨 다니다 가끔 작업실 주변 작은 여행에 담긴 아주 사소한 얘기들도 있을 것이다.

나는 대단한 문학가들의 글을 따라갈 수도 없고 흉내 낼 수도 없는 졸필이다. 그래서 그냥 어떤 형식에 얽히지 않고 그저 그림 그리기 좋아하고 여행하기 좋아하는 화가의 가벼운 글로 여러분과 얼마 동안 가벼운 소통을 하고 힐링을 나눌 수 있기를 소망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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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니박과 함께 걷는 그림여행] 글·그림 추니박


추니박(박병춘)은 홍익대학교와 동대학원을 졸업하고 2015년 베니스비엔날레 특별전을 비롯해 32회의 개인전과 200여회의 그룹전에 참여했다. 2000년부터 산수풍경시리즈를 시작하고 그동안 독특한 작품을 발표해 화단의 주목을 받았다.그는 2010년 중앙일보 주최 평론가가 뽑은 3040작가 10인에 선정되기도 하였고 국립현대미술관, 서울시립미술관 등 많은 미술관에 작품이 소장되어 있다. 현재 유튜브 채널 ‘추니아트’로 미술 애호과들과 소통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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