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05-08 16:34  |  아트&아티스트

소름돋는 믿음에 대한 의구심... 이동혁 개인전 '공회전'展

이동혁 개인전 '공회전'展
학고재 디자인 | 프로젝트 스페이스 | 2020.05. 07 - 05. 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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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동혁 개인전 '공회전' 전시 전경 / 사진=Courtesy of artist & 학고재
[아시아아츠 = 김창만 기자]
아티스트 이동혁(b.1985)의 두번째 개인전 '공회전'이 학고재 디자인의 프로젝트 스페이스 '다회성 프로젝트' 전시로 7일부터 5월 28일까지 종로구 팔판동 학고재 디자인·프로젝트 스페이스 한옥 전시공간에서 열리고 있다.

학고재 디자인의 프로젝트 스페이스는 서울 팔판동 소재 한옥 공간으로 동시대 청년 작가의 화면을 폭넓게 살피기 위해 마련한 기존 학고재 전시와 차별화한 공간이다. 작가가 운영에 적극 참여해 자율성이 높은 기획과 함께 아티스트를 지원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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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동혁, 하늘에서도 2 Even in the Heavens 2, 2020, 캔버스에 유채 Oil on canvas, 42x130cm / 사진=Courtesy of artist & 학고재

이번 전시의 작업을 관통하는 주제는 믿음에 대한 의구심이다.

아티스트 이동혁은 모태 신앙으로 태어나 종교인으로 자란 스스로의 내면적 갈등을 회화로 풀어 놓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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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동혁 개인전 '공회전' 전시 전경 / 사진=Courtesy of artist & 학고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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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동혁 개인전 '공회전' 전시 전경 / 사진=Courtesy of artist & 학고재
이동혁은 주로 기독교 문화에서 사용하는 도상을화면에 끌어들인다. 낯선 이에게는 의미 모호한 형상이다. 특정 집단의 관례와 관습이 일반 사회에서 작동하지 않는 현상을 투영해볼 수 있다.

이동혁의화면은 올바른 해석을 강요하지 않으며, 회화의 물성과 장면 자체의 분위기를 강조한다. 현실의 삶과 감정에 집중하려는 태도다.

이번 전시에서는2019년부터 최근까지 제작한 회화 9점을 선보인다. 밀도 높고 섬세한 묘사가 돋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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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동혁, 하늘에서도 1 Even in the Heavens 1, 2020, 캔버스에 유채 Oil on canvas, 150x150cm / 사진=Courtesy of artist & 학고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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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동혁, 헛기침 A Dry Cough, 2020, 캔버스에 유채 Oil on canvas, 24.5x24.5cm / 사진=Courtesy of artist & 학고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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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동혁, O를 위하여 1 For the Sake of O 1, 2019, 캔버스에 유채 Oil on canvas, 145.5x97cm / 사진=Courtesy of artist & 학고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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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동혁, 주어진 페이지 Given Page, 2019, 캔버스에 유채 Oil on canvas, 61x61xm / 사진=Courtesy of artist & 학고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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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동혁, 나의 이름 부를 때 When You Call My Name, 2020, 캔버스에 유채 Oil on canvas, 20x20cm x2 / 사진=Courtesy of artist & 학고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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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동혁, O를 위하여 3/4 For the Sake of O 3/4, 2019, 캔버스에 유채 Oil on canvas, 28x28cm each / 사진=Courtesy of artist & 학고재

■ 이동혁 개인전 '공회전'展 '전시 서문'


공회전: 맴도는 도상들

스산한 풍경이 펼쳐진다. 공간이 인물을 잠식한다. 인체의 형상은 사물과 뒤엉키거나 배경 속에 흩어진다. 낮은 채도로 조밀하게 묘사한 화면 위, 상징적 도상이 지속적으로 등장한다. 현실의 풍경을 분해한 조각이다. 이동혁은 장면을 재구성하며 사유를 정제해 나간다. 관념이 형상화한다. 작업을 관통하는 주제는 믿음에 대한 의구심이다. 종교적 맹신, 집단의 관습에 관한 이야기다. 새로운 관점을 얻으려면 아는 것을불신해야 한다. 시야 너머 진실을 찾아내기 위함이다.

지난 초여름 방문한 낯선 폐 교회의 풍경을 회화로 담았다. 내려앉은 천장의 잔해가 무겁다. '하늘에서도1(2020)'의 화면 중앙에 놓인 목재가 구부러진 팔의 형상을 띤다. 양손에 저울질 하듯 띄운 원과 사각형은 각각 이상과 현실을 뜻하는 기호다. 땅이 있어야 할 자리에 찬란한 별이 빛난다. 현실의 몸으로 디딜 수 없는 기반 위에서 많은 이가 이상을 꿈꿨을 테다. 'O를 위하여3(2019)'는 유아 세례에 대한 비유를 드러낸다. 날달걀을 반으로 가른 후 완만한 쪽을 거울에 맞댄 장면이다. 타원을 완벽한 원으로 만들기위해서는 가장 연약할 때 본래의 형태를 도려내야 한다. 그리고 알맞은 방향으로 시야를 제한해야 한다. 선의의 폭력이다.

이동혁의 도상들은 서술적이다. 내포한 의미를 가리키는 저마다의 표지다. 일상에서 통용되는 기호는 아니다. 기독교문화에서 사용하는 상징이 많다. 모태 신앙으로 태어나 종교인으로 자란 작가에게는 익숙한 요소다. 그러나 관객을 위한 충분한 단서를 제공하지는 않는다. 특정 문화에서 끌어온 도상들은 해당 집단의 관습을 투영한다. 주어진 맥락 내에서만 기능하며, 바깥으로 떨어져 나오면 의미가 흐려진다. 올바른 독해의 방향이 주어지지 않으면 관점에 따라 달리 읽힌다. 모호한 기호가 된다.

도상들이 유령처럼 화면 위를 맴돈다. 설명을 최소화한 상징들은 마치 해답 없는 수수께끼 같다. 허무와 당혹의 감정 가운데 비로소 작가가 드러내려는 핵심이 보인다. 옳은 것이라 믿어온 원칙의 실효성에 관한 질문이다. 나아가, 맹목적인 믿음의 당위성에 대한 물음이다.이동혁의 화면은 바른 해석을 강요하지 않는다. 불분명한 설명으로 답을 유예한 채, 회화의 물성에 집중하고 장면 자체의 감각을 전달한다. 교훈을 주입하는 대신 능동적 판단을 고무하는 태도다. 정보를 적시하지 않는 풍경은 역설적으로 더욱 풍부한 해석의 가능성을 연다. 관습의 울타리에서 한걸음 물러서면 완전히 다른 시각을 획득할 수 있다.

부서진 교회의 풍경을 마주한 작가는 공포와 함께 안도감을 느꼈다. 품을 이가 없는 신당은 무너지게 마련이다. 사람을 위한 장소이기 때문이다. 이동혁이 재현하는 대상은 신이 아닌 신자며, 현실의 공간과 사물이다. 절대자가 부재하고, 선악의 기준이 복잡한 세계다.모두가 완벽한 원을 이루지 않아도 괜찮은 곳이다. 관념의 도상은 여전히 현실의 풍경 위를 맴돈다. 다만, 수용과 해석의 범주가 열려 있다. 서늘한 풍경이 속삭인다. 신뢰에는 맹목성이 없어야 한다. 변화는 늘 의문에서 시작되는 법이다.

- 박미란 | 학고재 큐레이터 전시서문 中 발췌-

■ 아티스트 이동혁 ( Lee Dong Hyuk, b.1985)

이동혁은 1985년 서울에서 태어났다. 2013년에 홍익대학교 미술대학 회화과를 졸업한 후 2017년 동 대학원을 수료했다.

지난 2018년 스페이스 나인(서울)에서 첫 개인전을 선보였다. 서울시립 경희궁미술관(서울), 미메시스아트 뮤지엄(파주), 대안공간 루프(서울) 등에서 열린 단체전에 참여했다.

현재 서울에서 거주하며 작업 중이다.


1985 서울 출생

2013 홍익대학교미술대학 회화과 졸업

2017 홍익대학교일반대학원 회화과 수료

서울에서 거주 및 작업


아티스트 이동혁 Instagram

개인전

2020 이동혁: 공회전, 학고재 디자인 | 프로젝트 스페이스, 서울

침묵이 바위를 깰 때, 에이라운지, 서울

2018 식어가는빛, 스페이스 나인, 서울

주요 단체전

2015 컬러 온 캔버스, 미메시스 아트 뮤지엄, 파주

2013 스카우트, 갤러리 이마주, 서울

2012 선(善), 서울시립 경희궁미술관, 서울

공장미술제, 대안공간 루프, 서울

학고재의 박미란 큐레이터의 전시 서문을 곱씹으며 아티스트 이동혁의 작품을 보고 있으면 없어진 교회라는 공간의 역사에서 나오는 수 많은 이야기가 귓가를 때린다...

관객 몇 안되는 심야극장에서 마치 한편의 공포 영화에서 사라진 주인공들의 이야기를 보는것 처럼....

역사의 공간에서 잔상을 마주하는 이동혁의 두번째 개인전 '공회전'展은 학고재 디자인·프로젝트 스페이스에서 5월 28일까지다. 마스크 착용은 필수.

한편 학고재갤러리는 본관에서 열리고 있는 '김재용 : 도넛 피어'전과 '학고재 소장품: 21,2세기'전을 5월 31일까지 연장 전시한다.

김창만 기자 chang@asiaarts.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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