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05-28 12:52  |  아트&아티스트

투박한 선이 주는 강렬함... 아티스트 이강일의 힘, 2020 당진올해의 작가전, 나의 길 ‘아리랑’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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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강일, 월출산 일월도, 장지위에 안료, 480×200cm, 2020 / 사진=Courtesy of artist
[아시아아츠 = 김창만 기자]
굵은 선의 과감한 붓터치와 그만의 색온도, 투박한 색이 주는 강렬함은 아티스트 이강일이 줄기차게 크로키를 하면서 터득한 그만의 덕목이다.

아티스트 이강일은 당진문화재단의 2020 올해의 작가로 초대받아 2020당진 올해의 작가展-이강일 나의 길‘아리랑’展을 당진 문예의전당에서 5월 29일부터 6월 11일까지 전시한다.

나의 길 ‘아리랑’을 주제로 열리는 이번 전시는 아티스트 이강일이 고집해온 동양의 종이 습식기법과 서양의 유화 건식기법의 중간 기법 중 하나인 프레스코의 기법을 이용한 작품들로써 실험적 기법을 과감히 회화에 도입한 2020년 신작들로 구성해 그가 당진에 둥지를 틀고 당진을 바라보는 그의 내면 속 생각들을 따뜻하게 나타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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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강일, 화조도, 판넬위에 프레스코습성, 90×180cm, 2020 / 사진=Courtesy of artis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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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강일, 봉황도, 장지위에 안료, 210×148cm, 2020 / 사진=Courtesy of artis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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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강일, 봉황도, 장지위에 안료, 104×145cm, 2020 / 사진=Courtesy of artis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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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강일, 꼭두아리랑, 장지위에 안료, 70×90cm, 2020 / 사진=Courtesy of artist

■ 2020 당진올해의 작가전, 이강일 - 나의 길 ‘아리랑’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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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 당진올해의 작가전, 이강일 - 나의 길 ‘아리랑’展 포스터 / 사진=Courtesy of artist, 당진문화재단

작가노트

나의 길 ‘아리랑’

대학원시절 80년대 한참 모더니즘의 추상계열이 판을 칠 때 동료들과 어울려 다니며 많은 조형실험을 했다. 값진 시간이었으며 훗날 당시의 경험이 재료와 화면구성에 큰 힘이 되었다. 서울 구산동 작업실시절 손장섭 선생님과 2년 넘게 작업실을 같이 쓰면서 형상에 대한 많은 도움을 받았
다. 그때 전통에 대한 관심과 특히 민화에 대한 조형시도는 했지만 번번이 실패하였다. 문제는 민화에 등장하는 소나무가 제일 큰 장애물이었다.

신림동 시절은 대학 시간강사시절인데 경제적으로도 힘들고 모더니즘과 민중의 치열한 대립은 더욱 혼돈의 시간이었다. 민중은 전남대 졸업반 때 광주항쟁을 직접 경험했기에 정서적으로는 이해가 되지만 작품에는 좀처럼 체질에 맞지 않았다. 작업실 뒷 편 산에 올라 못생긴 리기다소나무에
서 민화의 소나무와 비교해 보기도 하였다. 이것은 자연의 이치에 맞는 소나무 그대로를 시도해보는 것인데 어쨌든 금호미술관 초대전에서 반응이 좋아 소나무작가로 불리기도 하였다. 그 후 모교 대학연구소장학금으로 미국에서 크레딧을 주는 교수도 하였다. 미국생활은 나의 모든 것을
지우기였는데 그야말로 미국식 정서로 무장하였지만 돌아와서 지금의 대학에 재직하면서 목포인근의 소나무를 줄기차게 그려대면서 나의 본래의뿌리의 정서를 회복하였다.

가끔씩 전시회를 했지만 본격적인 작업은 미뤄오고 있었다. 그러나 항상 내가 숙명적 인연을 가지고 있던 프래스코 습성기법을 발전시켜 학생들에게 환경미술기법을 가르쳐왔고 일정부분 성과도 있었다. 그것은 나의 그림과 전혀 무관한 것은 아니었으며 이것을 앞으로 활용하고자 계획하고 있다. 프래스코는 다루기 힘든 재료이지만 성질을 알게 되면 동양의 종이기법과 서양의 켄버스 위에 유화기법을 드나들 수 있다.

어쨌든 이제 학생들을 실험삼아 감이 잡힌다. 앞으로 기대가 되어진다. 또 한편으로 작품의 장애물은 기법과 재료 그리고 경제적인 환경이 필수적이지만 작품이 지향하는 방향성이다. 즉 철학의 문제이다.

철학이 부족하면 내경험으로는 중간에 지칠 수 있다. 그런데 기존의 많은 철학이 나름대로 타당성이 있지만 모든 게 모순 없이 떨어지는 철학은 만나기 쉽지 않다. 때문에 나는 여기에 많은 시간을 할애하고 지금까지 살아왔다. 이제 나름대로 그림에 적용할 만한 나의 지침은 시간이 흐르면서 형성된 듯하다. 확신은 올바른 감성 즉 심정이다. 이것으로 무장한 그림을 나는 찾고 있으며 세련된 선이 아닌 나의 몸에서 우러나오는 선 이것을 위해서 크로키만 줄기차게 해 왔다.

그 선이 바로 못생긴 마음에서 나온 겸손한 민화와 같은 선이다. 그리고 그림의 내용은 치열한 현실의 고발이 아니라 따듯하게 복을 빌어주는 아름다움으로 승화하는 그런 그림이 나에게는 가치가 있다고 생각하고 그린다. 이것은 우리의 한의 정서를 흥으로 승화시킨 아리랑이라는 명제와 어울리는 그런 아름다움의 철학이 나의 지금 생각이다. 나는 오랜 공백을 통해서 알게 된 생각들 이제 이것을 풀어내는 것이다.

아리랑고개를 넘어왔고 넘어가듯 이웃과 사랑하며 따뜻한 시선을 그림 속에 표현하는 것이다. 이런 생각이 민화 속에 소나무와 바위돌이 비로소 그림 속에서 자리를 잡기 시작한 듯하다

- 아티스트 이강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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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강일, 면천 풍락루, 판넬위에 프레스코습성, 90×180cm, 2020 / 사진=Courtesy of artis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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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강일, 월출마애불, 장지위에 안료, 480×200cm, 2020 / 사진=Courtesy of artis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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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강일, 아리랑길, 장지위에 안료, 96×120cm, 2020 / 사진=Courtesy of artis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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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강일, 소나무, 판넬위에 프레스코습성, 90×180cm, 2020 / 사진=Courtesy of artist

전시서문

「2020당진 올해의 작가展-이강일」을 개최하며 - 주제: 나의 길‘아리랑’展-


1970년대 한국현대미술계는 변화의 몸부림으로 격동기 그 자체였다. 서구 추상미술과 한국적인 구상미술의 혼재로 사실적 외연과 내연의 확장 사이에서 과연‘한국미술이 무엇인가’라는 실존적 대안적 고민이 대두되기 시작하였다. 서구 미술에서 도입된 외연의 확장은 각종 오브제등 사물의 물성에 침착되어 많은 작가들이 감성적 영역을 도출하고자 실험적인 작품으로나타났다. 다른 한편으로는 한국의 사실적 리얼리티를 강력히 표방하며 자생적으로 생성된 작가군 사이에서 ‘한국적인 구상미술’로써 시대성을 작품에 담기 시작하였다.

실존적 대안이 부족한 상황에서 한국현대미술 방향은 당연한 결과로 인식되었으며, 당시 많은 작가들에게 새로운 영감과 관심을 받기에 충분하였다. 특히, 1970-80년대 한국 사회는 민주화 운동을 계기로 새로운 국면을 맞이하는데 그 중심에 새로운 한국구상미술이‘시대성’이라는 담론을 가지고 부각되기 시작하였다.

2020 당진 올해의 작가로 선정된 이강일 작가 또한 이러한 ‘시대성’경계선상에서 한국 구상미술의 새로운 실험 작가로 평가 받을 수 있었다. 그 이유는 그의 작품 면면에서 알 수 있듯이 작품의 소재가 한 결 같이 평범한 가족과 이웃의 얼굴, 소나무, 주변 장고항, 간월암, 마곡사 등 일상적 풍경과 솔직하고 거친 모습들이었기 때문이다.

이러한 유행들은 당시 한국구상미술에서 자주 등장하는 작품소재들로 작품에서 마치‘민중미술’로 여겨지거나 평가되기도 하였다. 당시 이러한 이유는 구체적인 형태를 세밀하게 묘사하는 것보다는 과감한 붓 터치와 투박한 색채로 표현한 여타 구상 미술과 어느 정도 닮아있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를 두고 이강일 작가는 스스로‘민중미술 작가’라고 스스로 단언하지 않는다.

왜냐하면 그의 작품에서 사회적 현실을 극명하게 표현하려 의도보다는 각 대상물의 묘사방식에서 사물의 내면에 잠재된 응집력 또는 생명력을 표현하려는 의도가 더 강하기 때문이다.

예를 들면, 인체의 손과 발, 몸통의 형태는 구체적으로 드러나는 것이 아니라 일그러지고 왜곡되고 투박한 색채로 실존탐구의 근원을 표현하고자하는 작가의 의도가 더 강하게 드러나고 있기 때문일 것이다. 그리고 이강일 작가의 작품 제작과정에서 두드러지게 드러나는 또 다른 것은 프레스코 습성기법을 이용한 일련의 작업들이다.


프레스코 기법은 14-15세기 서구 이탈리아를 중심으로 성행하던 기법으로 잘 알려져 있는데, 이강일 작가의 작품을 이루는 재료기법 중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이것은 아마 세련미보다는 투박하고 거친 그리고 표현적인 회화를 추구하려는 이강일 작가의 의지가 반영된 결과로 보여진다. 또한 프레스코기법의 큰 특징 중 하나라고 할 수 있는 것은 동양의 종이 습식기법과 서양의 캔버스 위에 유화 건식 기법을 드나들 수 있는 중간 기법으로 작가에게는 안성맞춤이 었을 것이다.

이와 같이 작가의 작품에서 나타나는 것은 일획으로 이루어진 화려한 선이 회화를 그려내는 것이 아니라 몸에서 자발적으로 우러나오는 투박한 선, 바로 못생긴 마음에서 나온 겸손한 민화와 같은 선들이 어우러져 작가의 감성과 심정으로 묻어 나온다고 볼 수 있다.

결국, 작가는 작품의 무게중심을 치열한 현실 고발이 아니라 따듯하게 복을 빌어주는 아름다움으로 승화하는 작품으로 표현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이것은 우리의 한의 정서를 흥으로 승화시킨‘아리랑’처럼 어울림과 아름다움의 철학이 작품 속에 담겨져 있는 것이다.

재료기법의 다양화를 모색하고 재료의 한계를 넘어 실험적 기법을 과감히 회화에 도입하려고 노력한 이강일 작가의 2020 당진 올해의 작가전이 인간과 인간, 인간과 자연, 자연과 자연이라는 관계성을 추구하며 항해하고 있다.

당진문예의전당 정규돈 큐레이터 서문 中 발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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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티스트 이강일 / 사진=ⓒ이강일

■ 아티스트 이강일(b.1958, 전라남도 해남)

1981. 전남대학교 사범대학 미술교육과
1986. 홍익대학교 대학원 서양화과 석사
2007. 전북대학교 대학원 교육학 박사(PH.D)
1994 ~1996. 미국 Bridgeport대학교 객원교수 및 교수(P.T.)
1998 ~ 현재. 세한대학교 공간문화컨텐츠학과 교수

개인전

1986. 관훈미술관, Seoul
1988. 관훈미술관, Seoul
1990. Now gallery, Seoul
1993. 금호미술관, Seoul
1995. Calsongallery, Bridgeport대학교, 미국
1997. 금호미술관, Seoul
2000. 대불대학교체육관,벽화전, 목포
2001. 예술의 전당미술관, Seoul
2003. 신세계미술관, 광주
2006. 세일링문화공간, 춘천
2007. 토포하우스 gallery, Seoul/Nine gallery,광주/목포문화예술회관, 목포
2008. 남포미술관, 고흥
2009. 토포하우스 gallery, Seoul
2010. 그래인 gallery, 동경
2010. 2011영산미술관초대전, 영암
2013. 갤러리 Lux, Seoul
2017. 제주커피박물관갤러리, 제주
2017.2019 당진문예의 전당, 당진

저서및 역서


소묘의이해(미진사,1988), Drawing원리와 실습(태학원,1990),
만화조형해법(미디어하우스,1996),
교육철학 및 교육사(태영출판사,2010)

2020 당진 올해의 작가전- 이강일 展 ‘나의 길 아리랑’은 5월 29일부터 6월 11일까지 당진시 읍내동에 위치한 당진문예의전당에서 열린다. 마스크 착용은 필수.

김창만 기자 chang@asiaarts.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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