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06-06 12:50  |  아트&아티스트

성에 꽃과 저편에 오브제들... 사진 아티스트 채종렬 사진전 ‘Window frost(성에)’展

채종렬 사진전 ‘Window frost(성에)’
종로 경운동 갤러리 강호 | 2020. 6. 9 - 7. 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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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종렬, Window frost 시리즈 / 사진=Courtesy of artist, 갤러리 강호
[아시아아츠 = 김창만 기자]
겨울이면 화원 등 실내 유리창에 사진 작업에 필요한 적당한 성에 꽃이 피기를 기다리며 자연에 순응하는 사진 아티스트 채종관은 유리창에 맺힌 성에와 성에 꽃이 적당히 낀 유리창에 반사되거나 뒷편에 보이는 오브제를 추상의 느낌으로 담는 사진 아티스트다.

춥고 맑은 새벽에 기온이 0도 이하로 내려갈 때 대기 중 수증기가 냉각돼 땅이나 주변 물체에 접촉해 얼어붙은 매우 작은 얼음 결정

한겨울 영하 속 춥고 맑은 새벽에 수증기가 냉각돼 유리창에 얼어붙은 매우 작은 얼음 결정 성애가 생성되고 태양빛에 녹아내리는 성에의 흔적을 담은 채종렬의 ‘Window frost’ 사진전이 6월 9일부터 7월 5일까지 종로구 경운동에 위치한 갤러리 강호의 개관 기념 초대전으로 열린다.

채종렬 작가는 겨울철만 되면 기상 상태를 확인하고 설렘으로 성에 꽃이 피기만을 하염없이 기다린다. 성에를 피울 수 있는 온도와 습도가 충족되는 날은 1년에 고작 5일 남짓. 해마다 그런 반복된 시행착오로 지새운 시간만 20년이 흘렀다.

이번 채종렬의 사진전은 지난 5월 예술의전당 한가람디자인미술관에서 제7회 대한민국국제포토페스티벌에서 전시되 호평을 받은 작품들과 아티스트 채종렬이 못다한 이야기와 돌아올 겨울을 기다리며 지난 결과물을 컬러 위주의 사진들을 전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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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종렬, Window frost 시리즈 / 사진=Courtesy of artist, 갤러리 강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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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종렬, Window frost 시리즈 / 사진=Courtesy of artist, 갤러리 강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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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종렬, Window frost 시리즈 / 사진=Courtesy of artist, 갤러리 강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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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종렬, Window frost 시리즈 / 사진=Courtesy of artist, 갤러리 강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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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종렬, Window frost 시리즈 / 사진=Courtesy of artist, 갤러리 강호

■ 사진 아티스트 채종렬 사진전 ‘Window fros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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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종렬 사진전 ‘Window frost(성에)’展 / 사진=Courtesy of artist, 갤러리 강호

전시서문

무질서로부터 건져 올린 추상 | 신경훈(언론인, 사진가)

새의 깃털 같은 흰 무늬가 푸른 바탕 위에 펼쳐져 있다. 그 무늬들은 규칙적이진 않지만, 일정한 리듬을 타며 사방으로 뻗어났다. 20세기 추상표현주의를 이끌었던 화가 잭슨 폴록의 한 작품을 떠올리게 한다. 흰 입자들이 여러 갈래 폭포의 형태를 이루었고 그 뒤로 붉은 잎들이 희미하게 드러났다. 기억 속에 숨은 옛이야기가 환기되는 듯하다. 사진가 채종렬이 담은 성에의 세계는 또한 눈 내린 대나무밭이 되거나, 하늘에서 내려다본 밀림으로 변신하기도 하는 등 다채로운 형과 색을 끊임없이 보여준다.

‘Window Frost’는 사진가 채종렬이 유리에 맺힌 성에를 담은 작품들이다. 성에는 유리 내외부 공기의 온도 차에 의해 생긴 물방울이 찬 기온에 의해 얼어붙는 현상이다. 모든 자연 현상이 그렇듯, 성에는 예측할 수 없는 형태를 만들어 낸다. 채종렬은 특히 반투명한 성질의 성에가 그 뒤의 사물들과 어우러질 때 예상을 뛰어넘는 형상들이 생긴다는 것에 매료됐고 오랜 시간 유리와 공기가 이루어낸 추상의 이미지들을 카메라에 담아왔다.

채종렬의 사진들은 회화적이다. 그것도 전형적인 추상화와 유사하다. 로빈 데니는 추상작품이 다양하고, 복합적이고, 낯설고, 설명할 수 없고, 이름을 붙일 수 없는 것이어야 한다고 말했다. 거꾸로 말하면 익숙하고, 쉽게 알아챌 수 있는 것은 추상이 아니라는 뜻이다. 그런 점에서 채종렬의 사진들은 추상예술 작품의 조건을 따르고 있다. 모호하고, 환상적이고, 인상주의 그림처럼 감각적이기도 하다.

그런데, 현실을 그대로 담아내는 전통적 사진에 익숙한 관람자들은 이런 추상적인 사진들을 어떻게 받아들여야 할까? 인간이 대상을 지각하면서 생기는 의식은 엄밀히 말해 대상을 아는 것이 아니라 대상에 대한 우리의 의식을 아는 것이다. 즉 예술가가 피사체의 어떤 부분에 공감을 해서 카메라의 셔터를 누르는 것은 피사체가 가진 어떤 객관적 실체를 이해하기 위해서라기보다, 피사체에서 발견한 예술가 자신의 의식을 담아내는 것과도 같은 것이다. 그래서 물과 공기와 유리가 어우러져 발생한 성에라는 자연 현상 가운데, 채종렬이 담아낸 형상들은 그의 의식, 무의식을 총체적으로 담고 있다.

작가의 내면에 자리 잡고 있는 미학과 스스로 인식하지 못한 사이 뇌리에 켜켜이 박혀 있는 기쁨, 슬픔, 희망, 불안 등 다양한 인간적 감성을 고스란히 드러내 놓고 있는 것이다. 그래서 작품들은 작가 내면의 모습이기도 하다. 예술가의 마음은 복잡하다. 난해하고 출구를 찾을 수 없는 미로와도 같다. 그래서 어떤 예술가들은 이렇게 추상적 작품으로 밖에는 자신을 표현할 수 없다.

질 들뢰즈에 따르면 예술가는 사유를 통해 카오스의 세계로부터 자신만의 안정적인 세계를 구현해야 한다. 예술가는 아무것도 보이지 않는 캄캄한 카오스의 세계를 대면하고, 그 무한한 카오스의 세계를 유한한 예술작품 속으로 변화시켜 내는 존재다. 그렇게 하기 위해서 작가는 이성으로 설명 가능한, 이미 학습된 이미지들로부터 벗어나, 온전히 자신의 감각에 의존한 새로운 세계를 창조해야 한다. 그런 점에서 채종렬의 사진들은 공기와 유리가 만나 발생한 자연 현상이라는 무질서한 카오스의 상태로부터 자신만의 형상을 성공적으로 건설해 냈다.

성에라는 카오스에서 발견한 생경하고도 환상적인 이미지들을 우리 앞에 활짝 펼쳐 놓았다. 그의 작품들은 낯설지만 호기심을 일으키고, 불규칙하지만 조화롭고, 모호하지만 감수성을 자극한다. 그래서 관람자들은 설명할 수 없는 힘에 이끌리듯 ‘Window Frost’. 앞에서 발걸음을 멈추고 시선을 고정하게 된다.

- 전시서문 '무질서로부터 건져 올린 추상' 중 발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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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종렬, Window frost 시리즈 / 사진=Courtesy of artist, 갤러리 강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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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종렬, Window frost 시리즈 / 사진=Courtesy of artist, 갤러리 강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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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종렬, Window frost 시리즈 / 사진=Courtesy of artist, 갤러리 강호

■ 작가노트

나만의 보물이 되어 | 채종렬

꽁꽁 얼어붙은 화원의 겨울밤! 차디찬 유리창엔 다양한 개성을 지닌 화초들이 치열한 생의 경쟁 속에서 각자의 꿈과 희망의 꽃을 피운다.

자신만의 색깔과 모습으로 밤새워 피워낸 ‘성에’는 잠깐 동안 환상적인 꿈의 향연을 펼치고 사라진다. 나는 성에에 매료되었던 순간들과 교감하면서 사물을 통한 감정을 표현하고자 하였다.

오래전 우연히 다가온 성에와 마주한 이후 지금까지 다 찾지 못한 성에 속의 신비를 찾고자 영하 10도가 넘는 겨울날이면 성에의 아름답고 신비한 형이상학적인 모양에서 그들이 꿈꾸는 삶과 희망적인 메시지를 담아왔다.


나는 촬영에서 느끼고 바라고 생각하는 것이 하나로 어우러지는 순간에 최고의 감정이입이 되고, 특히 성에의 새로운 모습을 발견하는 순간 찰나의 희열을 느낀다. 모든 예술은 순간에 이루어지는 것이 아니라 작업을 하는 과정에서 몰입의 희열을 누리며 피사체와 나누는 소통에서 작품이 탄생한다고 본다.

언제부터인가 성에의 신비는 나만 몰래 아끼고 애정을 주는 보물이 되었다. 이미지의 창조성을 통하여 눈으로 보이는 것과 보이지 않는 것에서 사물이 가진 깊이를 보고 일상의 발상을 더 하여 신비스러운 오브제와 교감하는 순간 무아의 경지로 빠져든다.

성에는 나다움의 감정과 의미를 부여하는 삶의 여정이 함축되어 있다. 삶을 즐겁게 하는 목표를 찾고 나만이 맛보는 경이로운 일상의 발견에 감사하며, 늘 모험과 새로운 자극을 찾아다니는 행복한 사진가로 남은 삶을 이어가고자 한다.

성에의 특성상 흑백톤이 대부분이나 이번 작업은 그중에서도 컬러 만으로 이야기한다. - 작가 노트 中 발췌

■ 사진 아티스트 채종렬

최근 발행한 ‘나도 폰카로 사진작가가 될 수 있다’는 스마트폰 카메라 가이드북의 저자이기도 한 채종렬 작가는 서울시에서 사무관으로 퇴임한 뒤 사단법인 한국사진작가협회 고양지부장을 역임하였고 현재는 고양에서 핸드폰 사진 촬영법을 강의하고 있다.

1999 서울시 사무관 퇴임
1999 서울시립대 시민 사진예술과정 이수
2000 Kapa Photo Academy 포튜레이트 과정 수료

개인전

2012 겨울밤의 일장춘몽, 토포하우스
2012 초대전 겨울밤의 일장춘몽, 갤러리 와
2015 화양연화, O2갤러리
2018 Window Frost, 대한민국국제포토페스티벌, 예술의전당
2020 Window Frost, 대한민국국제포토페스티벌, 예술의전당
2020 Window Frost, 갤러리 강호

출판

2012 화양연화, 도서출판 하얀나무
2020 나도 폰카로 사진작가가 될 수 있다, 도서출판 하얀나무
2020 Window Frost, 도서출판 하얀나무

2016 경기도 향토작가 인준
2016 경기예술대상 수상
(사)한국사진작가협회 고양지부 지부장 역임
DSLR 및 핸드폰 촬영 사진 강사(2009~)대한민국국제포토페스티벌 집행위원
고양사진연구회 고문
(사)한국사진작가협회 정회원

채종렬 작가는 이번 전시를 기념해 사진집 ‘Window Frost(하얀나무)’도 출판한다. 그의 첫 번째 성에 작품집인 ‘화양연화(2012, 하얀나무)’에 이은 두 번째 사진집이다.

20년이 흐르며 채종렬이 바라보는 성에와 성에 꽃이 피고지고, 녹거나 다시 얼어 자연스럽게 진화하는 성에가 때로는 렌즈의 필터처럼, 어안 렌즈 역할을 하는 화원 속 꽃들과 그에게 비춰보이는 각종 오브제들은 성에 꽃과 같이 피어나는 우리들의 희망이라고 말하는 겨울왕국 사진가 채종렬의사진전 ‘Window frost(성에)’展은 6월 9일부터 7월 5일까지 종로구 경운동 안국역 4번출구 인근에 위치한 갤러리 강호의 개관 기념 초대전으로 열린다. 마스크 착용은 필수.

김창만 기자 chang@asiaarts.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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