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여름 WWE의 대대적인 행보, 그리고 존 시나가 예고한 ‘역대급’ 발표의 실체

WWE가 올여름을 뜨겁게 달굴 준비를 마쳤다. 러와 스맥다운의 16개 서머 투어 일정이 새롭게 확정되었기 때문이다. 당장 6월 29일 뉴저지 애틀랜틱시티의 짐 웰런 보드워크 홀에서 열리는 러와 스맥다운 통합 이벤트를 시작으로 거대한 투어의 막이 오른다. 이후 러의 브랜드 스케줄은 7월 6일 시카고 올스테이트 아레나, 13일 댈러스 아메리칸 에어라인스 센터, 20일 디트로이트 리틀 시저스 아레나를 거쳐 27일 캘리포니아 잉글우드 인튜이트 돔으로 이어진다. 8월에 접어들면 3일 아이오와 디모인, 10일 버지니아 노퍽, 17일 뉴욕 버팔로, 31일 노스캐롤라이나 샬럿을 순회하고 9월 7일 앨라배마 버밍엄에서 대장정을 마무리한다. 스맥다운 역시 7월 10일 오클라호마시티, 17일 뉴욕 올버니, 24일 캘리포니아 오클랜드, 31일 위스콘신 그린베이를 방문하며 8월 28일 클리블랜드와 9월 4일 신시내티에서 팬들을 맞이한다. 직관을 노린다면 현지 시각 기준으로 5월 14일 오전 10시부터 열리는 독점 사전 예매와 이튿날인 15일 오전 10시에 시작되는 일반 예매 타이밍을 놓치지 말아야 한다.

이처럼 빽빽한 투어 일정만으로도 열기가 고조되고 있지만, 프로레슬링 팬덤의 시선은 당장 이번 주 토요일에 열리는 백래시 2026으로 쏠려 있다. 17회 월드 챔피언에 빛나는 존 시나가 직접 무대에 올라 “역사에 남을 만한” 중대 발표를 하겠다고 공언했기 때문이다. 과연 이 발표가 시나가 깔아둔 엄청난 호들갑에 걸맞은 내용일지를 두고 업계와 팬들 사이에서는 이미 갑론을박이 한창이다.

팟캐스트 버스티드 오픈 라디오를 진행하는 WWE 명예의 전당 헌액자 불리 레이 역시 이 떡밥을 물고 꽤 현실적인 시나리오 몇 가지를 제시했다. 가장 유력하게 거론된 건 레슬매니아 개최지 발표다. 과거 더 락이 레슬매니아 개최를 알렸던 것처럼, 시나가 사우디아라비아 이벤트 이후의 레슬매니아가 내슈빌이나 뉴올리언스 같은 도시에서 열린다고 선언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사상 최초로 내슈빌에서 레슬매니아가 열린다는 식의 워딩이라면 시나가 말한 역사적인 뉴스라는 거창한 수식어도 어느 정도 납득이 간다.

불리 레이와 공동 진행자인 데이브 라그레카는 시나가 남긴 발언의 뉘앙스를 조금 더 파고들었다. 시나는 이번 발표가 팬들과 WWE 슈퍼스타들 모두에게 특별한 경험을 선사할 것이라고 암시했다. 여기서 라그레카는 시나가 광고 모델로 나서고 있는 인사이더 멤버십 프로그램인 클럽 WWE를 정조준했다. 불리 레이는 한술 더 떠서 팬들이 돈을 내고 러 무대에서 소속 로스터와 직접 경기를 뛰는 기상천외한 경험을 파는 게 아니냐는 농담을 던지기도 했다. 한편 레이가 제기한 또 다른 꽤 진지한 옵션은 실제 건물을 갖춘 오프라인 WWE 명예의 전당 건립이다. 공사에만 3년은 족히 걸릴 대규모 프로젝트니 지금 첫 삽을 뜬다고 발표한다면 그 자체로 충분한 무게감을 지닌다.

개인적으로는 처음 시나의 코멘트가 나왔을 때부터 라그레카의 추측에 전적으로 동의했다. 백래시 2026은 클럽 WWE의 공식 론칭 무대가 될 확률이 농후하다. 회사 측 설명에 따르면 이 멤버십은 모든 이벤트의 24시간 사전 예매 권한, 특정 슈퍼스타와의 밋앤그릿 기회, 독점 콘텐츠 및 굿즈 이용권, 회원 전용 커뮤니티와 리워드 시스템 등을 제공한다. 시나가 이 멤버십의 간판 얼굴이라는 점을 생각하면 프리미엄 라이브 이벤트에서 직접 세부 사항을 브리핑하는 그림이 꽤 자연스럽다. 문제는 우리가 이걸 진짜 반길지 여부다. 결국 연간 회원권의 가격표가 어떻게 책정되느냐에 달렸을 거다.

솔직히 말해 멤버십 프로그램 론칭을 두고 역사에 남을, 혹은 WWE의 근간을 뒤흔들 만한 사건이라고 포장하는 건 꽤나 민망한 일이다. 선수와 팬들에게 쏠쏠한 혜택이 될 순 있겠지만 업계 판도를 뒤바꿀 만한 파괴력이 있다고 보긴 어렵다. 그래서 내심 라그레카와 나의 예상이 완전히 빗나가길 바란다. 시나의 입에서 아예 전혀 다른 차원의 뉴스가 나왔으면 좋겠다. 오프라인 명예의 전당 건립 같은 아이디어는 정말 훌륭하지 않나. 많은 팬들이 기꺼이 지갑을 열고 달려가 몰입할 만한 매력적인 콘텐츠다. 반면 클럽 WWE의 공식 출범은 지금까지 펌프질해 둔 기대감에 비하면 영 김빠지는 결과물이 될 수밖에 없다.